KT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사건의 가장 핵심적 인물이라고 할 김성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소환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KT관계자들이 연이어 구속되는 등 혐의가 거의 드러나는 상황이지만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할 때 수사외적인 고려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달 하순부터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다는 '초읽기說'이 보도됐지만 김성태 의원 측이 '피의사실 공표를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자 열흘 넘게 소환을 미루는 모양새다. 오히려 9일 KT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이 단행되는 등 추가·보강 수사가능성까지 감지된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9일 KT본사와 광화문지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관계자는 "KT 채용비리 고발사건과 관련해 KT 분당본사와 KT광화문지사 경영관리부문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3일에도 KT본사를 비롯해 이석채 전 KT 회장의 비서실장이던 심모 케이뱅크 은행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이석채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에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김 의원 등 유력 인사들 청탁을 받고 부정채용을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추궁을 벌였다. 또한 채용담당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채용청탁과 부정채용의 존재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딸이 정해진 기간 중에 입사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인적성검사 등에서 탈락하고도 합격한 것으로 결과가 변경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채용절차가 진행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금까지 수사에서 검찰은 김성태 의원의 딸을 비롯해 모두 9명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의 사건 처리절차를 고려한다며 김 의원에 대한 직접 수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야당 탄압'이라며 거칠게 항의하고 나오는 김 의원 측의 대응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검찰은 김 의원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과 소환에 응하더라도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구속할 수 없는 상황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수위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정치적 변수와 상관없이 공소유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자유한국당 측은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 등으로 김성태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표적수사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