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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불법 https 사이트 차단 2달째, 우회로에 속수무책인 정부

구글, 네이버, 다음 등에서 https를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구서윤 기자



정부가 https로 시작하는 불법 도박, 음란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시작한 후 두 달이 지났지만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차단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11일 인터넷 주소가 https로 시작하는 불법 도박, 음란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시작했다. 시행 첫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https 차단 방식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 776곳과 음란 사이트 96곳의 접속을 차단했고, 이달 초까지 6000개가 넘는 사이트가 막혔다.

하지만 https 차단이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차단을 피할 수 있는 '우회로'에 쏠렸다. 포털에서 검색창에 https까지만 쳐도 연관검색어로 '모바일 https 우회', '아이폰 https 우회', '안드로이드 https 우회' 등 우회에 대한 검색어가 나열된다. 쉽고 간단하게 차단을 피할 수 있어 정부의 대책에도 불법 사이트를 원천 차단하기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털사이트에 우회 방법을 검색하면 PC와 모바일에서 https 차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이 다수 나온다. 한 게시글을 보고 따라 해봤다. 기존에는 익스플로어와 크롬 등에서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면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에 안내가 나타나며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설정을 조절한 뒤에 다시 같은 주소를 입력하자 문제없이 접속이 가능해졌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자동 가상사설망(VPN) 기능이 있는 브라우저를 다운 받으니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에서도 비슷하다. 간단히 앱 하나를 내려받아 https 차단을 피할 수 있다. 그중 한 브라우저 앱은 처음 접속해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30초의 광고를 봐야만 그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는데도 무료여서 인기가 높다. 불법 사이트 접속 목적이 아닌 단순 검색용으로 쓰일 수도 있지만, https 차단이 시작된 2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가 급상승한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차단이 시작된 2월 11일부터 4월 11일까지 두 달 동안에만 약 850명의 사용자가 리뷰를 남겼다. 작년 1년 동안 169개의 리뷰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관심이다. 현재는 인기 앱/게임 순위 4위다. 광고 등이 없어 편리한 유료(6000원) 버전은 인기 유료앱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우회로에 대한 우려는 이미 https 차단 초기에 나왔다. 지난 2월 11일,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수 있고 차단 정책에 대한 우회 방법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이유로 현재 https 차단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글에는 약 27만명이 동의했다. https 차단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청원이 시작된 지 열흘 만인 21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검열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국내법으로 규제할 수 없는 해외 사이트 불법행위에 어떻게 대응할지 국가 간 논의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회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불법촬영물 등의)피해자를 방치할 수 없다"며 "더 나은 방법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경청하고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다. 한 보안전문가는 "정부가 불법 사이트 접속을 막기 위해 https 차단을 하고 있지만, 사이트 접속이 막힌 사용자가 초반에는 '막혀서 못 들어가겠구나' 생각하더라도 결국 우회 방법을 찾아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다"며 "이런 방법이 퍼지다 보면 여러 기술과 생소한 브라우저까지 알게 돼 기존에는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위험한 사이트까지 들어가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IT 전문가도 "정부가 아무리 불법 사이트를 차단해도 들어갈 방법은 반드시 있다"며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건 옳지만 차단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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