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보유 중인 현금규모는 7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김희주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소 지갑에 갖고 다니는 현금은 약 8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약 12만원이었던 3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현금을 보유하는 규모가 더 빠르게 줄었다. 반면 5만원권 이용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98.2%가 거래용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래용 현금이란 설문 당시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현금을 말한다.
보유가계당 평균 보유규모는 7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보유가계 비중은 2015년 99.7%에서 2018년 98.2%로 소폭 하락했으나 평균 보유규모는 11만6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33%나 감소했다.
예비용 현금은 전체 가계의 23.3%만 보유했다. 예비용 현금이란 소지 중인 현금 외에 비상시를 대비해 집, 사무실 등에 보유 중인 현금을 뜻한다.
보유가계당 평균 보유 규모는 54만3000원이었다. 예비용 현금은 보유가계 비중이 2015년 27.0%에서 2018년 23.3%, 규모도 69만3000원에서 54만3000원으로 모두 감소했다.
전체 가계가 거래용과 예비용을 모두 포함해 보유한 평균 현금규모는 20만3000원으로 월평균 소득의 6.0%를 차지했다. 평균 현금보유규모는 2015년 30만1000원에서 20만3000원으로 감소했고 소득 대비 비중도 10.2%에서 6.0%로 줄었다.
가계의 거래용 및 예비용 현금보유규모. /한국은행
최근 1년간 현금보유가 감소한 가구는 18.9%로 증가한 가구(4.5%)를 크게 상회했다. 현금 감소 이유는 '간편 송금 서비스 개발'(38.7%)과 '현금 도난위험 등 비용부담'(24.3%) 등이 꼽혔다.
가계가 보유한 거래용 현금의 금액 기준 권종별 구성비는 5만원권(43.5%)과 1만원권(45.5%)이 비슷했다. 그러나 예비용 현금의 경우 5만원권이 79.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1만원권은 18.6%에 불과했다.
가구특성별 현금보유 동향을 보면 중장년층과 고소득층의 거래용·예비용 현금 보유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거래용 현금은 5만4000원(20대)∼10만5000원(50대)으로 분포돼 있다. 예비용 현금은 27만5000원(20대)∼69만5000원(40대)의 분포에 40대(거래용은 50대)의 보유금액이 가장 컸다.
월평균 소득별로는 거래용 현금은 3만6000원(100만원 미만)∼12만2000원(500만원 이상), 예비용 현금은 20만5000원∼78만9000원으로 고소득층의 보유규모가 컸다.
가계의 현금지출액은 월평균 64만원으로 총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2015년(81만원, 38.8%) 대비 감소했다. 지급수단별 지출액 비중은 2015년에는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현금(32.1%)보다 신용·체크카드(52.0%)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용도별 현금지출액을 보면 상품 및 서비스 구입이 40만원(61.8%), 사적이전지출·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가 24만원(37.6%)을 차지했다. 2015년의 경우 용도별 지출액이 각각 38만원(47.2%), 42만원(52.8%)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개인 간 현금 거래가 계좌이체 등의 비현금 방식으로 대폭 이동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계의 소득 중 현금취득액은 월평균 49만원(소득 대비 14.5%)으로 2015년(72만원, 24.6%) 대비 크게 감소했다. 금융기관에서의 현금인출도 월평균 3.1회(87만원)로 2015년(4.2회, 99만원)에 비해 줄었다.
5만원권 사용 경험·빈도 및 용도별 5만원권 사용 금액. /한국은행
5만원권 이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1년간 대부분(89.2%)의 가계가 5만원권을 사용했다. 월평균 사용빈도는 4.6회로 2015년(84.5%, 4.3회)보다 증가했다.
가계의 5만원권 사용금액은 월평균 32만6000원이었다. 용도별 비중을 보면 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가 50.7%로 상품 및 서비스 구입(43.9%)을 상회했다.
가계의 현금지출 용도별 주요 사용 권종을 보면 상품 및 서비스 구입과 종교기부금·친목회비의 경우 1만원권을, 경조금은 5만원권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현금보유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현금보유금액이 감소한 비중은 20대(27.0%)와 30대(21.3%)에서 높고 70대 이상은 9.0%에 불과했다.
기업의 현금보유구간별 비중 및 업종별 현금보유규모. /한국은행
기업은 대부분(75.8%) 100만원 미만의 현금을 보유 중이었다. 1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2.1%에 그쳤다. 2015년(100만원 미만 76.6%, 1천만원 이상 3.2%)과 비교해보면 거의 변동이 없었다.
보유 목적별로는 거래용(일상적인 운영자금)이 68.7%, 예비용(비상자금)이 31.3%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음식·숙박업 등의 현금보유규모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 1000만원 이상 현금 보유업체 비중은 건설업(7.7%), 음식·숙박업(4.8%), 사업지원 서비스업(4.5%)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민의 현금사용에 관한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 보유, 취득, 지출 현황 외에 고액권 현황, 현금사용에 대한 평가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조사됐다.
조사 방법은 설문지를 통한 가구·사업체 방문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가계는 전국의 1인 이상 가구의 가구주 1100명, 기업은 종사자수 5인 이상 기업체 1100개(현금전문취급업체 100개 포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