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공유 받았다. 카자흐스탄은 자발적 핵포기 국가로서 '학무기 없는 세상' 구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 카자흐스탄은 1991년 8월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 당초 카자흐스탄은 전략핵탄두 1410기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104기 등을 보유한 세계 4위 핵보유국이었다. 그러나 핵보유보다는 경제발전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카자흐스탄은 자발적 핵포기의 길을 걸었고, 1인당 국민소득(GNI)이 1만3000달러에 달하는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발돋움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2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아크오르다 대통령궁에서 한-카자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양국간 우호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 때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될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카자흐스탄 외교부는 작년 4월28일 남북정상이 천명한 판문점 선언 지지 성명을, 카자흐스탄 외교부 장관은 유엔(국제연합) 장관급 회의 때 '남북관계 진전 지지' 발언을 각각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진행된 한-카자흐 공동언론발표 때 "토카예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반도 비핵화에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 때 양국이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작년 양국간 교역액이 22억불로 성장한 기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국간 교역액이 22억불로 증가한 것은 1992년 대비 220배 성장한 수치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미국·중국(G2)에 의존 중인 현재 외교를 다변화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외교전략이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기 위해 7건의 협정 및 정부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협정 및 양혜각서는 ▲수형자 이송 조약, ▲신규 경제협력 프로그램 Fresh Wind(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카자흐스탄 산업인프라개발부 신규협력 프로그램) 채택, ▲4차 산업혁명 협력 MOU, ▲우주 협력 MOU, ▲국제 IT 협력센터 설립 MOU,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 ▲수출입안전관리 우수업체 상호인정 약정 등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21일 오후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서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국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을 직접 주관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역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