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해외유렵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한국 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수출상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더마펌의 한상희 글로벌 마케팅 이사는 23일 오전 직원 한 명과 함께 샘플이 잔뜩 든 종이가방을 들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았다. '2019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참석해 해외 바이어와 미팅을 하기 위해서다.
한 이사는 상담회 전 신청하면서 3개의 바이어 회사를 골랐다. 주최 측은 이를 바탕으로 바이어들에게 신청 기업 리스트를 주고 만날 회사를 선택하게 해 미팅을 주선한다.
한 이사는 약속된 시간에 인도의 스텔라 메디칼(Stellar Medical)을 찾아 C-13번 부스로 향했다. 주최 측에서 매칭해준 통역사의 도움으로 회사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바이어가 샘플도 원해서 전달했다.
바이어는 샘플을 테스트해 본 뒤 연락 주기로 약속했다. 한 이사는 "이후 예약된 미팅을 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했던 거 보다 규모가 커서 좋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신남방·신북방 국가를 포함한 20개국 93개 기업 바이어를 초청하여 중소기업과 1:1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중소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로 5회째 개최되는 이번 상담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중기중앙회가 주관해 442개 국내 중소기업이 총 1500회 규모의 수출상담을 받는다. 인도네시아 대형 소비재업체인 진동 인도네시아 페르타마(PT. jindong Indonesia Pertama), 태국 대형 도로용품 회사인 하이플러스(Hiplus) 등 신남방국가의 빅 바이어들이 우리 중소기업과 관계를 맺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한국공구공업협동조합 등 8개 중소기업 관련 단체가 협업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는 한국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표기관으로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수출은 오늘날 한국 경제성장을 이뤄낸 원동력이기에 한국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국, 일본 등 기존 주요 시장을 포함하여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과의 교역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은 ▲ICT솔루션(HW&SW) ▲섬유 ▲식품 ▲화장품 ▲도로안전시설 ▲공구류 ▲아웃도어용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의 메인은 단연 뷰티였다. 바이어로 참석한 93개 기업 중 35개 기업이 뷰티·미용 기업이었다. 이들은 K뷰티 붐을 타고 베트남, 싱가포르, 터키 등 많은 국가의 바이어가 화장품을 수입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쇼케이스 부스를 열었다./사진=배한님 기자
제주도에서 직접 생산한 식물로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 '제주인디'는 이틀간 7개 회사의 바이어와 약속이 잡혀있다. 현재 중국에 수출 중이지만 동남아로 판로를 넓히기 위해서다. 판매자(Seller) 쇼케이스 부스도 냈다.
제주인디의 진정선 매니저는 "바이어분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볼 수 있도록 쇼케이스를 꾸몄다"며 부스를 보여줬다. 진 매니저는 "이런 상담회에 몇 번 참석해 봤지만, 중기부 행사는 처음"이라며 "여태 해본 상담회 중에서 규모도 제일 크고 바이어 수도 많다"고 말했다.
상담회장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현장매칭 가능 바이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미리 신청하지 않은 기업도 현장에서 매칭 미팅을 할 수 있다. 바이어 부스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 시간이 빈 기업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2017년 말 회사를 연 김기훈 코스마이징 대표이사도 이런 방식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온 바이어와 만났다.
김 대표는 "바이어나 국가가 다양해서 좋았다"며 "사전신청을 놓쳤는데 현장에서 기회가 주어져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냥 바이어도 아니고 '유력'바이오들이 모인 만큼 오후와 내일(24일)까지 미팅을 최대한 많이 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참석한 바이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터키에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아흐멧 엘리트 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한국 국내 업체와 해외 바이어 만나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며 "한국은 이런 식으로 전 세계 트랜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 국내외 기업들이 참석해 미팅을 하고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베트남에서 온 팜 우옌 PK 코스메틱 부대표도 "두 개 회사를 만났는데 모두 괜찮았다"며 "둘 다 만나고 싶었던 회사여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5년부터 수출상담회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 바이어 마크러리는 "한국 아웃도어 제품이 유럽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사전 선호도 조사를 통해 관심 있던 기업과 상담을 진행하고 찾고 있던 제품을 발굴했다"고 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계약을 진행하고 초도물량을 발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