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기업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야만 성장흐름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주요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지난 1·4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된 요인의 하나가 기업투자 부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반적인 대외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민간부문의 활력이 저하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 경기가 둔화되면서 지난 1·4분기 중 수출과 투자가 부진했다"며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발표된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로 역성장하며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지난 1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현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볼 필요가 있으며 경제성장의 엔진인 기업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도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정책당국과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의 경영여건과 애로사항, 자금사정 등을 면밀히 살펴 필요시 적절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성장잠재력이 큰 혁신기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미래 유망산업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참석자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노력,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가계부채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시장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안요인이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박종복 SC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