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4사 당기순이익 전망. /NH투자증권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 실적 상승 요인이 있어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5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추정치)는 9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생보사 4곳의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4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저금리 기조와 외화자산 운용에 따른 환헤지 비용 부담, 신계약 증가에 따른 신계약비 부담, 한화생명의 투자자산 손상차손이 더해진 영향이다.
생보사의 부진한 실적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차손익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제도 변화, K-ICS(신지급여력제도) 및 LAT(책임준비금) 등 자본규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거시지표인 금리가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즉시연금, 요양병원 암보험금 등의 이슈가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존담보의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손담보 청구건수 증가로 위험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차마진 감소, 투자부분 부진 등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명보험사의 어려운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을 제외하고는 컨센서스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해보험 5사 당기순이익 전망. /NH투자증권
손보사도 1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으나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사 5곳의 1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는 5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가 손보사의 실적 저점이 될 것으로 봤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절판 이벤트로 인한 신계약 판매 증가로 사업비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또 이달부터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당장 손해율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치매보험 등 건강보험 판매가 늘면서 신계약이 증가해 사업비율도 상승할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계약 수수료 규제 도입에 따른 신계약비 축소와 풍선효과 완화로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이 기대된다"며 "물론 자동차보험은 보험금 증가 요인이 많아 연간 손해율이 전년 대비 악화되겠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자동차보험료의 추가 인상 여부와 시기, 인상폭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다수의 손보사들은 금융감독원의 5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에 맞춰 자동차보험료를 1.5∼2.0%가량 올릴 계획이다. 손보업계는 앞서 지난 1월 자동차 보험료를 3∼4% 인상한 바 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정비수가 인상분의 추가 반영에 더해 최저임금 증가와 육체노동 가동연한 연장, 추나요법 급여화 등으로 자동차 보험금의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4~5%의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연초부터 진행된 정비수가 인상 계약 체결을 고려하면 6월~7월경에는 비용 요인의 보험료 반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남석·유승창 KB증권 연구원도 "지난 1월 3~4%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있었으나 지난해 정비요금 인상, 상급병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을 보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었다"며 "손보사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 여부가 더욱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