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본관 246호에서 당 사령탑에 올랐다.
이날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선거는 현역 의원 과반을 넘는 후보가 당선되는 방식으로, 이인영·노웅래·김태년(기호순) 의원이 출마했다. 모두 수도권 3선의 중진의원이다.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인은 결선해야 했다.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21대 총선까지 당을 이끌 수장으로, 총선 공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야 4당을 중재하는 막중한 자리로 꼽힌다. 제1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항마'로 서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투표에는 당 현역 의원 128명 중 125명이 참석했다. 유은혜·박영선·김현미·진선미 등 현직 장관도 투표를 위해 국회를 찾았고, 투표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투표장 밖에서는 원내대표 당선 축하 꽃다발이 줄 이어 놓여 있었다. 누구에게 돌아갈지 모르는 꽃다발에는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만 써 있었다.
8일 국회 본관 246호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당 원내대표 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1차 투표가 시작되자 의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우루루 줄을 섰다. 곳곳에서는 웃음과 농담이 나왔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4번은 안 보이네"라고 주변 의원에게 농담을 던졌고, 또다른 의원은 "줄을 잘 못 섰다"며 웃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기자에게 '누가 당선될 것 같느냐' 묻기도 했다. 투표를 하는 의원들은 얼굴에 웃음기를 띄고 있었지만, 후보자 3명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1차 투표 예상시간은 30분이었지만, 투표는 15분만에 끝났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에 나섰고 결과를 곧 발표했지만, 과반을 넘은 후보가 없었다. 곳곳에서는 알 수 없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노웅래 의원을 제외한 이인영 의원과 김태년 의원이 결선에 올랐다.
결선 투표 역시 의원 125명 모두 참여했다. 1차 투표를 하고 자리를 떠났던 일부 의원은 결선 투표 소식을 듣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1차 투표와 달리 2차 투표에서는 일부 의원이 표결 후 선거장을 나갔다.
결선은 이인영 의원이 76표, 김태년 의원이 49표를 얻으며 끝났다. 선거 시작 2시간 만이다. 이 의원은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며 당선 소감을 전했고, 자리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한편 비슷한 시각 바른미래당은 선거장 옆에 위치한 245호에서 지도부 불신임안 의원총회를 실시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 지정으로 여러 의원께 드린 마음의 상처와 당의 어려움을 모두 책임지기로 했다" 사퇴 의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