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이 상담을 청했다. 나이로는 오십대 외모는 40대 중반이다. 그러나 얼굴빛이 탁하고 메말랐다.
이는 분명 규칙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음력 2월 신묘월(辛卯月)생인 이 여인은 신약 사주로서 양인격 쉽게 표현한다면 겁재격이다. 재주는 있으나 월일의 충살은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특질이 엿보인다.
일주가 수성(水性)이다 보니 감성은 예민하고 순간의 기분과 감정으로 약속을 정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몸 컨디션이 안 좋아진다던지 하면 쉽게 약속을 깨버리곤 한다. 모인 자리나 전화통화를 하다 감정에 취해 언제 언제 봐요! 하고 먼저 만나자 해놓고는 자신이 먼저 못 나갈 일이 생겼다 하고 취소하는 스타일인 것이다.
사주의 조후가 음 오행이 많은 '밤'에 강한 체질이라 새벽까지도 잘 버티지만 늦게 잠자리에 드니 해가 중천에 떴을 때야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해서 기껏 약속장소에 나가도 한 두 시간 늦을 것 같으니 아예 취소를 하곤 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 이 여인은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게 된 것이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 궁금해졌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시간약속만 잘 지키라 했다. 사주 구성상 시간 약속을 잘 지키게 되면 자신의 신체적 에너지의 조화가 바로 잡히는 첩경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일찍 일어나 낮의 기운을 많이 받아야 한다. 이 여인은 인류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했어도 아침 제 시간에 출근하는 직장은 너무 힘들어 한 이 년 다니다가 말았다. 늦은 밤까지 팔팔하다가 늦게 자고 출근 시간 맞춰 일어나려니 잠이 부족하여 만성피로인지라 일단 몸이 견디질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랜서 스타일의 일이 자신의 신체리듬과 성향에 맞는 것이지만 그 생활 역시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니 주변의 신뢰를 잃게 되어 믿지 못할 사람이 되고 일도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생활패턴에 대하여 차근차근 짚어주면서 문제점도 모두 여기서 출발한다고 얘기하였더니 수긍한다. 운을 바꿀 수 있는 자기 관리의 시작이 시간약속 잘 지키기라니 해볼 만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