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전인 춘향전을 말하면 대부분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이 이루어진 그네를 떠올린다. 그러나 춘향이 광한루에서 왜 그네를 탔는지는 잘 모른다. 춘향이 그네를 탄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그 날이 전통적으로 그네를 타던 단오였던 것이다.
단오는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의 하나였다. 음력 5월 5일인 단오에는 떡을 해먹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다. 여자는 그네를 뛰고 남자는 씨름을 했다. 이제는 그런 풍습조차 잊어지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사람들은 단오라고 하면 그네 타고 머리감는 날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풍습이 있다.
그것은 액을 물리치는 벽사의 풍습이다. 액운을 집안에 들이고 싶은 사람은 없다. 조그마한 액운이라도 쫓아내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이다. 단오는 태양의 기가 극에 달하는 날이어서 일 년 중에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이다. 그래서 단오는 액운을 물리치는 풍습을 행하는 날이 되었다.
단오에 액운을 물리치는 대표적인 방법은 부적 쓰기이다. 단오에 부적을 쓰면 집안에 붙어있던 나쁜 액운이 물러가고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주부들은 부적을 받아와 집안 곳곳에 붙였고 대궐에서도 문설주에 단오부적을 붙였다.
지금도 단오 때가 되면 부적을 쓰러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만큼 풍습에 담겨있는 액운 퇴치의 힘을 믿고 있고 효험도 본다고 한다. 지인 사업가는 오래전부터 해마다 단오 즈음에 부적을 쓰러 온다. 부적 덕분인지 매년 나쁜 일을 겪지 않고 사업이 잘 된다고 고마워한다.
그런 믿음이 있으니 해마다 오는 것이다. 아이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장명루를 만들기도 한다. 장명루는 다섯 가지 색깔의 실로 만든 팔찌 같은 것으로 아이들 팔목에 걸어준다. 다섯 가지 색은 파랑 하양 빨강 검정 노랑으로 동서남북과 중앙의 방위를 상징한다.
세상의 어느 쪽으로 가든 탈이 생기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느 집이든 복이 가득 들어오고 액은 모두 물러가는 것이 해마다 가장 큰 소망이다. 2019년도 어김없이 단오가 온다. 올해 단오는 액운을 막아주는 풍습을 따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