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한국인의 입맛 다시게 하는 'CJ제일제당 다시다'
"그래, 이 맛이야."
'다시다'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국민엄마' 탤런트 김혜자 씨의 멘트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영원한 '고향의 맛'으로 기억되고 있는 CJ제일제당 다시다는 1975년 11월 20일 첫 선을 보인 이후,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상품이다. 지난 2015년 출시 40주년을 맞은 다시다는 시장점유율 80% 이상으로 최근 10년 간 매해 꾸준히 2만5000t 가량의 물량을 생산하며 소비자가 기준으로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다시다는 확고부동한 시장 지위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40년 이상 소비자 생활 트렌드 변화와 웰빙 열풍 등 시대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신제품 출시와 제품 다양화에 힘쓰며 조미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세대 조미료 시대를 연 다시다
국내 조미료의 역사는 1956년 대상의 전신인 동아화성공업이 개발한 미원으로부터 시작됐다. 사탕수수 원당을 미생물 발효시켜 만든 발효조미료로, MSG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1세대 조미료로 분류되는 미원은 1970년대 중반까지 약 20년 간 국내 조미료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중소 조미료 생산업체들이 생겨나 과도한 경쟁 상황에 이르게 된 가운데, CJ제일제당(당시 제일제당)이 1963년 '미풍'으로 도전장을 던졌지만, 미원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1972년부터 발효조미료가 아닌 종합조미료로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쇠고기, 생선, 양파 등 천연원료를 섞어 가장 이상적인 혼합비를 찾는 연구에 돌입했다. 원재료와 부재료의 영양분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액체 원료를 분말로 만들어내기까지는 기술적으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다. 천연원료의 이상적인 혼합비를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1975년,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다시다'가 탄생했다. 2세대 종합조미료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이었다.
다시다는 국, 찌개, 국수, 장국, 조림 등 모든 음식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다가 풍부하고 깊은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 당시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값비싼 쇠고기로 국물을 낼 수 없었던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2개월 만에 생산량을 초기 20t에서 200t으로 10배나 늘릴 만큼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전파됐으며, 기존 화학 조미료와는 완전히 다른 천연 조미료를 표방해 2세대 종합조미료로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졌다.
◆다시다의 성공 비결
40년 이상 한국인의 식탁에 오르며 조미료를 대표하는 일반명사로까지 자리잡은 다시다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내 공모를 통해 탄생한 이름이다.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는 말에서 따온 순수한 우리말로, 미원이나 미풍 등 주로 한자를 사용했던 종래의 상품명들에 비해 주부들이 한결 친숙하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었다. 특히 제조자 입장에서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음식에 대한 반사적 행동 패턴을 상품명에 적극 반영한 것인데,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일보한 네이밍 전략이었다.
다시다의 성공에는 기술력과 맛에 더해 공격적이고 치열한 마케팅 전략과 활동도 있었다. 다시다 출시와 함께 시작한 다시다 광고는 김혜자 씨를 모델로 "그래, 이 맛이야"라는 말을 대표 카피로 내세웠다. 쇠고기 국물 맛과 다시다를 연결 지은 광고는 다시다를 조미료의 대명사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국민 배우와 국민 조미료의 조합이 다시다의 제품력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1980년대 후반 국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다시다는 1987년 어머니의 그리운 손맛을 표현한 '고향의 맛' 캠페인을 시작했다. 고향과 맛을 연계해 혀에서 느껴지는 일차적인 맛을 뛰어넘어 고향의 맛을 낸다는 '맛의 상징화'를 통해 소비자 향수를 자극했고, 다시다는 국민들에게 단순한 가공식품 이상의 의미로 자리를 잡게 됐다. 다시다 하면 떠오르는 김혜자 씨가 25년간 광고 모델을 하면서 한국 최장수 CF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고향의 맛' 콘셉트의 광고는 1990년까지 오래도록 시리즈로 제작됐다.
◆세계 속의 다시다
다시다가 최초 해외 진출한 국가인 미국 시장에서는 다시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다시다 명품골드'를 론칭하고 미국 시장 내 프리미엄 제품 확대 판매를 꾀하고 있다. 다시다 사용법 등을 담은 홍보 영상물을 제작, 마트 내 상영을 통해, 다시다 활용법을 모르는 현지인들이나 다시다를 자주 접하지 못한 젊은 3세 교민들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몽골에서 다시다 쇠고기는 '쇠고기 수프'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한국와의 활발한 교류로 인한 자발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 한국와 식문화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매장 시식행사 및 다양한 판촉행사 진행을 통해 현재의 인기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2014년부터는 조미료의 본 고장 일본에 한국의 1등 조미료이자 '한국의 맛' 다시다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맛 다시다를 미역국, 볶음밥, 숙주볶음, 김치찌개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일본 코스트코 전 매장에서 시식행사, 매장 내 영상물 상영, 레시피 카드 배포 등 다시다 인지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도 대표적인 국민 조미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3세대 조미료 시장 개척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 또 한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국내 최초의 3세대 조미료라고 불리는 웰빙조미료 '자연재료 산들애'를 출시한 것이다. 보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원재료의 맛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9가지 자연재료, 즉 한우, 다시마, 양배추, 대파, 무, 마늘, 표고버섯 등에 자체 개발한 발효성분을 음식의 감칠맛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와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2012년에는 다시다 프리미엄 제품인 '명품골드 다시다 쇠고기'를 새롭게 내놓았다. 한우 10% 함량과 천일염 사용으로 원료의 차별화를 꾀한 제품으로, 이후 명품골드 다시다 멸치, 조개, 해물까지 명품골드 4종 라인업을 갖추고 프리미엄 조미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7년에는 간편식 트렌드에 맞춘 편의형 신제품 '다시다 요리의 신' 3종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영원한 '고향의 맛'으로 기억되고 있는 다시다 브랜드가 간편식 트렌드에 맞춰 제2의 도약을 꾀한 것이다.
다시다 요리의 신은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정에서 조리를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니즈에 철저하게 맞춘 편의형 제품이다. 시원국물, 얼큰국물, 매콤볶음 3종으로, 주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국물요리, 볶음요리를 빠르고 맛있게 완성할 수 있다. 양념 재료들을 별도로 계량하거나 간을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요리 경험이나 시간이 부족한 바쁜 현대인과 25~39세 1~2인 가구에 적합하다.
요리 경험과 숙련도가 높은 주부들이 주 소비층인 기존 다시다와 타깃층부터 확연하게 구분된다. 기존 다시다는 메인 재료와 양념을 위한 향신소재, 즉 소금, 고춧가루, 양파, 마늘, 생강 등을 활용해 요리한 뒤 맛있는 요리의 완성을 위해 사용하는 조미료이다. 반면 다시다 요리의 신은 메인 재료만 있으면 별도의 양념 재료 필요없이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편리함이 극대화된 '올인원(ALL IN ONE) 조미료인 셈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다시다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다시다 만의 맛의 비법에 있다"며 "장수 제품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인들의 식문화 연구에도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