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시나리오 및 경제적 영향.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올 하반기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의 타결 여부에 따라 다양한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무역분쟁의 시나리오에 따라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두고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무역협상이 상반기 내에 타결될 경우에는 주식 등의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고 역으로 장기화될 경우 선진국 국채, 엔화 등 안전자산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투자로는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인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하반기 코스피 예상 최고 2350
메트로신문이 주요 증권사(하나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유진투자증권)를 대상으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조사한 결과 증권업계는 코스피 고점을 2350포인트로 전망했다. 이는 2018년 10월 증시 급락 이전의 지수 포인트로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제시한 수치다.
코스피가 하강곡선을 꾸준히 그리며 2044~2048 수준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감안, 올 하반기에 무역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경우 큰 폭의 증시 상승세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단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하반기 전망은 다르게 분석된다. 지난 10일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까지 인상하면서 양국의 협상 분위기는 난항으로 이어졌다. 양국의 협상 분위기는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만약 무역협상이 상반기 내에 타결될 경우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외 경기는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제조업, 자본재, 중간재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대로 무역협상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며 장기화될 경우 정책 불확실성으로 투자 계획 집행은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실물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김진명 연구원은 "무역협상이 상반기 내에 타결될 경우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할 것으로 판단, 위험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4분기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라 조정할 것을 권유한다"며 "반면 장기화될 경우에는 위험자산을 급격하게 줄이고 이후에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중 무역분쟁 시나리오 주목
미중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내수주, 가치주, 고배당주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 중국 소비주, 경기민감주, 정보기술(IT)주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나중혁 연구원은 "미중 무역마찰이 경기 침체 위협으로 다가오는 정치 변수라는 점에서 안전자산인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을 고루 담는 '바벨 전략'을 추천한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선진국 중심의 주식형자금 이탈과 채권형 자금 유입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데 무역협상 타결, 경기지표 진정 등에 따라 위험자산의 암중모색을 노려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나 연구원은 "과거 글로벌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정책 기대가 동반된 경기 연착륙 과정에서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무역분쟁이 부분 타결되고 하반기 경기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위험자산군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투자처로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을 이겨낼 수 있는 종목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실적 우상향 상장사나 지나치게 하락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의 결과에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오는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미중 정상이 싫든 좋든 7개월 만에 얼굴을 맞댄다면 의외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며 "6월 19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에 대한 정책변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해외투자, '인도 펀드' 관심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시장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신흥국 등 해외 투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신흥국 투자지역으로는 1순위로 인도가 꼽히고 있다. 인도 모디 총리가 오는 2024년까지 인도 내각을 집권하게 되면서 인도의 '모디노믹스'의 경제 성장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인도 증시는 모디노믹스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육성, 잠재된 내수 시장 가능성을 점차 반영하며 연초 이후 외국인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는 중이다. 인도의 2019년 누적 순자금유입 규모는 93.5억달러로, 신흥국 내 가장 강도 높은 자금 유입 규모다. 인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다수의 국내 투자자들은 인도 펀드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인도 펀드 25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0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2.01%)와 국내 주식형 펀드(-7.71%)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국가·지역별로 봐도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도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 증시는 크게 대형 30개 기업이 포함된 SENSEX 지수와 중소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NIFTY MID 50 지수로 나뉜다"면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위주의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