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쥴' 과세 형평성 논란…같은 가격 세금은 절반
액상형 전자담배 '쥴'과 '릴 베이퍼'가 출시되면서 담뱃세 과세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쥴의 판매 단위인 '팟'의 가격이 일반 담배 및 궐련형 전자담배 1갑 가격이 같지만, 쥴에 붙는 세금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다른 제품들과 같은 수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유해물질인 니코틴의 함유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차등과세를 적용하는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정부는 판매량이나 유해성 등을 살펴본 뒤 과세 체계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쥴의 팟 1개 가격은 4500원으로 일반 담배 1갑 가격과 동일하다. 그러나 부과되는 세금은 일반 담배의 50% 수준이다. 이는 현행법상 일반 담배는 1갑(20개비) 기준으로 과세되지만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함량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쥴과 릴 베이퍼는 액상형 니코틴 카트리지를 기기 본체에 끼워 피운다. 이 카트리지는 현행법상 니코틴 1㎖당 일정 금액을 과세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분류된다. 예컨대 니코틴 함량이 0.7㎖인 쥴 카트리지는 담배소비세 440원, 건강증진부담금 368원, 지방교육세 276원, 개별소비세 259원 등 1769원(부가가치세 포함) 세금이 붙는다. 일반담배 세금은 3323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3004원이다. 쥴 세금을 일반 담배 세금과 비교하면 일반담배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편 담배 세금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했을 때도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쥴·릴 베이퍼와 마찬가지로 일반담배의 50% 수준으로 세금을 매겼다 문제가 되자 관련법을 개정해 9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가 출시될 때마다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유해성 때문이다. 유해성이 높을수록 세금을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일반담배에 가장 높은 세금이 붙는다.
그러나 일반담배와 전자담배가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연구가 '현재 진행형'이다. 일반담배가 전자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못지않게 유해 물질을 다량 함유한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담배 유해성에 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만 세금을 낮게 부과하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6일 전자담배 유행성에 관한 논란이 일어나자 신종 담배의 유해 성분 정보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담뱃세 관련 실무자들이 회의를 갖고 세금 체계 개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쥴의 세금은 현행 액상형 전자담배로 적용받는다. 기존의 액상형 충전 담배와 같다고 봐야 하는지 다르게 봐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향후 세금 체계 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