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전환에 투자·채용으로 화답하는 맥주업계
주세 개편안이 가시화되면서 맥주업계가 투자와 채용으로 화답하고 있다. 정부도 종량세 전환으로 맥주업계가 고용창출 효과와 신규 설비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3일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맥주와 탁주에 붙는 주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한다. 종량세 전환은 2019년 정부 세법개정안에 반영되며 9월 초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으로 맥주 주세는 L당 830.3원으로 현재 L당 주세액 대비 10원 가량 감소한다. 생맥주에 대한 주세는 2년 간 리터당 830.3원에서 20% 경감한 664.2원으로 발표했다. 주세는 국내 대기업 3사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원가가 높은 고급 수입맥주와 수제맥주의 세부담 감소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업계는 주세 개편을 앞두고 투자에 적극적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오는 2021년까지 최소 1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안에 이천공장에 수제맥주 생산라인 신설을 완료해 맥주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수요 증가에 맞춰 '구스아일랜드'와 '핸드앤몰트' 등 수제맥주 신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수제맥주 1위 업체인 제주맥주는 현재 제주 양조장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이달 공사가 완료되면 500㎖ 캔 기준으로 연간 1800만캔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진다. 현재보다 생산량이 4배 증가하는 수준이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주세법이 개편으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커질 것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공장 증설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제맥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지난달 경기도 이천에 연간 500만L의 맥주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을 완공했다. 수제맥주업체인 아트몬스터도 종량세 전환을 예상하고 올 8월 12억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수제맥주업체로는 적지 않은 15명의 신규 채용 계획도 밝혔다.
수제맥주 브랜드 생활맥주는 주세 개편안에 맞춰 추가적인 인재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채용 분야는 전략기획, 직영관리, 맥주기획, 운영지원 등으로 전 분야다. 주세 개편에 따라 향후 국산 맥주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각 분야별 우수 인재를 발굴해 사세 확장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는 "주세 개편은 국산 맥주가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며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맥주 플랫폼을 강화해 소비자에게 더욱 수준 높은 맥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종량세 전환으로 고용창출 효과와 신규 설비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고용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수제 맥주 업계의 활성화를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이 확대되고, 국내 맥주 생산량 증가가 전후방 산업 분야의 고용창출과 신규 설비투자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고품질 맥주와 탁주의 개발로 주류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돼 후생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