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2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좋을 전망이다. 대출규제 강화와 시장 금리 하락 등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기업대출 등으로 대출성장세가 견고한 가운데 충당금 환입이란 호재도 작용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665억원으로 KB금융지주(9352억원)를 앞섰다. 다만 격차는 313억원에 불과하다. 실적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누가 앞설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6456억원, 5732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실제 발표치가 추정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한진중공업 관련 충당금 환입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산업은행과 채권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자본잠식을 해소하기로 하면서 은행 전체적으로 약 2500억원 안팎의 충당금 환입이 발생할 것"이라며 "은행권의 한진중공업에 대한 전체 노출규모는 약 3850억원으로 기존에 적립했던 충당금 약 3300억원 가운데 약 75%가 환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주별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 예상 규모는 우리금융이 900억원으로 가장 컸고 ▲하나금융 750억원 ▲KB금융 560억원 ▲신한지주 140억원 등이다. 우리금융의 충당금 환입 규모가 큰 만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누가 앞설지는 미지수다.
규제강화에도 대출성장률은 견조했고, 시장금리 하락에도 순이자마진(NIM)은 잘 방어했다.
최 연구원은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에도 2분기 은행들의 평균 대출성장률은 1.5%를 웃돌아 1분기의 1.3%에 이어 성장폭이 확대됐다"며 "기업대출 증가율이 2%를 상회하는 가운데 가계대출도 성장률이 1%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시장 우려와는 달리 성장률은 양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은행별로 다소 차이는 있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의 2분기 대출성장률이 2% 안팎으로 예상됐지만 KB금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출증가율이 1%를 하회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의 2분기 NIM은 1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하더라도 1~2bp(1bp=0.01%포인트) 내외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증권 김진상 연구원은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낮아졌고, 중장기적으로는 담보대출 중심에서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로 이전하면서 NIM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