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신한·삼성·현대·우리·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규직 인원은 현대·국민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에서 늘었다.
가장 많은 정규직을 채용한 기업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기준 총 인력 843명 중 정규직 인력은 715명으로, 지난해보다 219명 늘었다. 이어 KB국민카드를 제외한 하나·신한·롯데·삼성 등 카드사들이 차례로 지난해 대비 평균 약 23명의 정규직을 충원했다. 정규직 증가폭에 힘입어 전체 임직원 수도 지난해 말 1만1330명에서 올해 1분기 1만1599명으로 늘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롯데·우리·신한·하나카드에서 평균 15명이 감소했다.
고용구조가 가장 많이 개선된 우리카드 관계자는 "파견업체 소속 직원 180명을 직접 고용하는 것은 물론 신입 사원 공채 등으로 정규직을 꾸준히 늘렸다"며 "그 결과 정규직 직원은 지난 2013년 286명에서 올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허연욱 우리카드 전무는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19 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 지원단 발대식'에서 사례 발표 기업으로 참여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정규직 중심의 안정적인 인력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현대카드의 1분기 고용구조는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총 인력 1979명 중 정규직 인력은 1409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77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인력은 570명으로 113명 늘었다.
이같은 고용구조 악화는 최근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와 새로운 파트너쉽을 체결하면서 250명 가량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전담 직원을 계약직으로 새로 채용한 영향이다. 코스트코 전담 직원들은 코스트코 인근 영업소에서 카드 발급, 상담 등의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단 코스트코 전담 직원은 정규직만으로 소화하는 데 무리가 있어 1, 2년단위의 계약직을 우선적으로 뽑았다"며 "그러나 코스트코 영업점 인근에도 현대카드 지점을 다수 열었고, 그 쪽에서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전환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스트코와의 파트너쉽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고용 안정성이 불분명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 전반에서는 비정규직 제로화와 같은 고용구조 개선이 숙련된 인원의 이탈을 막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인사 정책에 발맞춰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규직 고용과 인사에 대한 원칙을 제시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