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3시 45분쯤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았다. 남북미 3국 정상의 DMZ 내 회동은 역사상 첫 회동이다. 이번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잠시 넘어갔고, 김 위원장과 함께 남측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우리나라를 공식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함께 30일 오후 DMZ를 방문하기로 했다. DMZ 남측 판문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자 김 위원장이 등장했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위에서 악수를 나눴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잠시 월경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남측으로 이동해 문 대통령과 만나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사상 처음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안 좋은 과거를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굉장히 긍정적인 일을 이뤄냈다"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노력해 많은 진전을 이뤄내자"고 했다.
이번 남북미 정상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김 위원장이 받고, 하루만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에 앞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8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만난 것은 정전선언 66년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1시쯤 한미정상회담 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 때 "김 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전선언 66년만에 북미정상이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나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때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라며 "여기까지 온 김에 김 위원장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나와 김 위원장 사이 많은 분노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아졌다.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니 바로 북한에서 반응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한은 핵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유해송환이 이뤄지는 과정"이라며 "제재가 해제되지는 않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