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DMZ 초소서 트럼프에게 개성공단 언급
북미 후속 회담 이달 중…트럼프는 金 워싱턴 초청
제재 해제 초기국면서 개성공단 등 재개가 '신호탄'
지난 6월30일 성사된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으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과 공단 재개 기대감이 더욱 무르익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성공단에 대해 처음 언급했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정상의 추가 만남을 위한 양측간 실무협상이 이달 중순께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다시 가속도가 붙고 있는 핵담판 과정에서 개성공단이 대북 제재 해제의 첫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제출한 방북 신청에 대해 지난 5월 승인을 한 상태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 당시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한 이후 처음이다. 다만 남측의 승인에 대해 북측의 답변이 아직까지 없는 상태여서 기업인들의 실제 방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북측의 경우 자산점검을 위한 남측 기업인들의 방북과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를 통한 공단 재개는 별개로 판단하고 방북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가해도 공단 재개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판문점 등에서 보여준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발걸음이 3년4개월 넘게 굳게 닫혔던 개성공단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2시55분께. 분단 이후 최초로 한·미 정상이 DMZ를 함께 찾은 가운데 오울렛(Ouellette) 초소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와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 (북한은)개성공단을 위해 전방 부대를 북쪽으로 이전까지 했다. 이는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 관련 즉답 대신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됐다. 많은 변화를 이뤘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면서 "감사하다(땡큐)"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발언에 대해 청와대측은 이후 "개성공단 재개나 대북 제재 문제 등에 대해 그 자리에서 (추가로)말씀하신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과 관련해 두 정상간 오고간 추가 대화에 대해선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개성공단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핵심은 남측의 개성공단 기업들이 북측 근로자들에게 지불한 임금이 북한의 핵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남북한의 평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면 했지 북한의 '달러박스' 역할을 했다는 것은 완전한 오해"라고 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공단 근로자들의 임금 전용 우려에 대해 "우리 정부가 조사해 관련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근본적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 만큼 (향후 재개시에는)'임금직불제'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노력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개성공단 재개에도 청신호가 뚜렸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워싱턴으로 공식 초청했고, 비핵화 추가 진전을 위한 북미간 실무자 협상이 이달 중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제재 완화 초기국면에서 예외적인 조치로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아 있는 북미의 추가 담판이 비핵화를 향해 달려가겠지만 기존에 있었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시작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지난달 개성공단기업협회 방미단에 포함돼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LA)를 다녀온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인들은 공단이 하루 빨리 재개돼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남측이 방북을 승인해 준 만큼 북한도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투자기업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빨리 방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허가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