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문소상 금융통계부장이 2019년 5월 경상수지(잠정)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49.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뉴시스
- 한은 "하반기 경상수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
지난 4월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세계 교역량 감소와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64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49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 4월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6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83개월간의 흑자 행진이 멈췄던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흑자폭은 지난해 5월(84억3000만달러)과 비교해 34억8000만달러(41.3%) 줄었다. 수출이 부진하면서 5월 상품수지(53억9000만달러)가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10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반 토막 났다.
상품수지가 크게 줄어든 것은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5월 수출은 48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8%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감소폭은 2016년 4월(-91억7000만달러) 이후 37개월 만에 최대, 감소율도 2016년 4월(-18.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대폭 축소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6년 4월은 유가 하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동시에 수요도 줄어 세계 경기가 안 좋았던 때"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소상 부장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컸던 현상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에 견줘 보면 올해도 큰 여건 변화가 없는 경우 하반기에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9억달러)는 지난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하며 개선됐다. 여행수지(-9억4000만달러)가 전년 동월(-13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회복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5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2017년 2월(59만1000명) 이후 27개월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금 지급이 집중된 4월 43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적자를 이끌었던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요인이 사라지면서 11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월 4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2억2000만달러 늘었고,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3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5억9000만달러 증가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26억6000만달러 늘었다.
파생상품거래로 실현된 손익은 8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변동분 중 운용수익, 운용 관련 수수료 지급 등 거래적 요인에 의한 것만 포함하는 준비자산은 13억3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