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자체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제도 도입 취지인 기업금융보다는 리스크가 낮은 투자자 주식담보 대출의 비중이 높았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총 7개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2013년 5조8000억원에서 5배가 넘게 늘었다.
종투사 제도는 지난 2013년 10월에 도입됐으며,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 7개사다.
종투사 신용공여 총액 29조2000억원은 자기자본 33조5000억원 대비 86.9%로 한도인 20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종투사 중 유일하게 메리츠만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금액 비중이 126.9%로 100%를 웃돌았다.
항목별로는 투자자 신용공여가 18조9000억원으로 64.8%를 차지했다. 투자자 신용공여란 위탁매매 업무에서 발생하는 전통적 주식담보 대출 형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거래대주·융자 및 예탁증권담보 융자의 경우 6~9% 수준의 비교적 높은 이자율이 적용돼 수익은 높지만 반대매매 등을 통해 신용위험에 따른 손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리테일 영업이 강한 일부 종투사의 경우 기업 신용공여 대비 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주는 투자자 신용공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종투사의 기업금융 업무차원의 기업 및 헤지펀드 신용공여는 10조3000억원 수준으로 35.2%를 차지했다.
회사별 신용공여 금액은 미래가 6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 4조3000억원 ▲한투 3조9000억원 등의 순이다.
다만 투자자 신용공여를 제외한 기업 신용공여 금액은 메리츠가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래와 NH가 각각 1조5000억원,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 대비 기업 신용공여 금액 비중을 보면 메리츠가 90.6%에 달했으며 ▲신한 30.1% ▲한투 29.1% ▲NH 28.2% 등이다. 삼성의 경우 11.2%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가 5조4375억원, 대기업 등에 대한 신용공여가 4조5646억원이다.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3조7146억원으로 이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인수금융이 3조224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종투사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은 3조8000억원으로 전체 기업 신용공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5%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투사 신용공여의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됐지만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