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픽스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우려하던 0%대 성장률은 넘겼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0.4%)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데다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여전히 민간 투자와 수출은 부진했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오히려 마이너스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분기(1.5%)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18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면서 올 상반기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2분기에 1.1%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전망치인 2.2% 달성에 한걸음 가까워지긴 했지만 경기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
2분기 성장률이 반등한 것은 기저효과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2분기에 나타난 것.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성장에 그쳤다.
지난 1분기 0.4%에 그쳤던 정부소비는 2분기 2.5%로 확대됐다. 재정 지출이 크게 늘었던 지난해 4분기(2.8%) 이후 2분기 만에 최고치다. 정부의 재정 집행 증가와 지방 교부분이 집행되면서 2분기 성장률 1.1% 중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전분기(-0.6%포인트)보다 늘었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0.7% 증가해 1분기(0.1%)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그러나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0.1%포인트에서 2분기 -0.2%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0.3%포인트) 이후 2분기 만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2분기 성장률에는 지난 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며 "2분기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상승한 것은 중앙정부의 재정집행률이 높아진 가운데 2분기에 지방교부금이 실집행되며 정부의 소비와 투자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데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과 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지표상으로는 1분기보다 좋아졌지만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성장했다고 볼 수 없다.
1분기 -3.2%로 뒷걸음쳤던 수출은 전분기 대비 2.3%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입도 3.0% 늘어 1분기 -3.4%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역시 전분기(-0.8%, -9.1%) 대비 각각 1.4%, 2.4% 증가하며 반등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3.5%와 -7.8%, 수출과 수입은 1.5%와 0.1%였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에서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5%포인트로 1분기(-0.2%포인트)보다 악화됐다.
수입가격보다 수출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6%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0.6%)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 감소해 지난 2009년 1분기(-2.5%)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박양수 국장은 "2분기 정부 기여도는 반등했으나 민간 기여도가 마이너스 전환한 상황이라 앞으로 민간부분 성장이 되살아나야겠다"며 "산술적으로 오는 3,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8~0.9% 정도를 기록한다면 연간 성장률 목표치 2.2%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민간이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주요 관건"이라며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향방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