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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인터뷰]신디오우 "빠른 혁신 속에서도 음식의 안전성과 신뢰는 지켜야"







식탁 앞에 앉은 어린 손녀에게, 할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라. 안그러면 네가 남긴 밥알처럼 피부가 울퉁불퉁한 남자랑 결혼하게 될거다."

할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긴 소녀는 자라서 세계 식품 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관리자가 됐다. 천연 음식 보호제로 식음료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생선 대가리부터 지느러미 끝까지 비늘 한 톨도 버리지 않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메트로신문이 주최한 '2019 퓨쳐 푸드테크 코리아'에 참석한 신디 오우(Cyndy Au) 듀폰 뉴트리션&바이오사이언스 규제 및 제품관리 총괄본부장은 "할머니는 그때 이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지 않으면 건강을 잃게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계셨다"며 "미래 혁신이 이뤄진다고 해도 음식의 안전성, 소비자의 신뢰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 듀폰 뉴트리션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220년 전 화학회사로 출발한 듀폰 뉴트리션은 현재 식음료 첨가제와 유화제, 효소, 동물 영양제 등을 만드는 바이오 기업이 됐다. 우리는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식품 가공 효율을 높이고 폐기물 배출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효소를 이용해 유제품 등 천연 제품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혹은 생선과 가금류를 100%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예를 들어, 생선의 살덩이는 프리미엄으로 팔고, 껍질은 사람 피부를 위한 영양제를 만들고, 머리나 뼈대, 내장은 오일이나 비료를 만드는 방식이다. 남은 음식물을 100% 사용해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다.

- 그런 일은 왜 중요한가.

▲음식의 안전성과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유기농·천연이라면 사람들은 대부분 녹색을 생각한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코코넛 나무, 벌판에 풀어진 소들과 같은 전통 농법, 말 그대로의 천연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전통 방식만 유기농으로 봐야할까. 지속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기술을 사용해 현실에 닥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천연 제품을 잘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기술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천연 제품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유기적인 음식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다.

- 미래 음식 트렌드는 어떻게 예상하나.

▲소비자들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식품의 안전, 적정한 가격, 좋은 품질과 영양의 균형 등과 같은 기본적인 요구가 충족된다면, 소비자는 자신의 윤리관과 비전에 맞는 오가닉 , 공정거래, 동물복지와 같이 사회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식품을 찾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식품 제조업체는 그 지역의 풍미는 물론 문화까지 존중하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지 음식과 문화는 미래에 아무리 혁신적인 음식을 찾는다고 하더라고 변함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30조의 구매력을 가진 밀레니엄 세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로 실시간 검색해 식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향후 몇 십 년간 유지될 것이다.

- 한국 식품 시장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음식에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고소득국가인 한국은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기본적인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은 양보다 질을 찾고, 영양 정보와 음식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족애, 사회 가치, 누구와 함께 먹는지, 어떤 감정을 갖고 먹는지 등 음식의 상징성을 더 중요시한다는 얘기다. 한 소비자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만약 돈과 시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더 건강한 재료로 요리하겠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겠다'고 응답했다. 패스트푸드보다는 이국적인 요리를 먹고 싶어한다. 최근 일어나는 '간단화' 트렌드도 눈에 띈다. 바쁜 생활로 혼자 먹거나 마시는 사람들을 위한 소용량으로 진화하고 있다. 편리함을 위한 가정 간편식이라든지, 당일 배송이나 새벽배송과 같은 트랜드는 한국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식품 규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나.

▲실리적이인 얘기다. 먼저, 당신이 식품을 살 때 식품에 표기된 날짜가 유통기한인지 제조기간인지 헷갈릴 수 있다. 언제 까지 먹는게 좋다(best if used by)는 식품의 질을 나타내는 기한이 있고, 언제 이후엔 부패된다(expires on)는 안전성을 나타내는 기한이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호주의 경우, 규제당국에서 안전성 만을 기준으로 모든 날짜를 기재하게 한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못 팔도록 하는 것이다. 소비자와 판매자도 헷갈리지 않게 적는 것이다.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 현재 글로벌 식품 규제의 가장 큰 이슈는 뭔가.

▲규제의 조화다. 국제 식품 규격인 코덱스(Codex)와 개별 국가의 식품 규제가 통합되지 못하는 것은 국가 간 식품을 거래하는 데 있어 높은 기술적 장벽이 된다. 그래서 한 국가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며 안전성이 입증되고 여러 요건을 충족한 식품이 다른 국가에서는 판매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한국 역시 국가 수준에 그치지 않고 국제 수준으로 범위를 넓혀 기준을 정해야한다.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가령, 천연 발효 기술을 통해 추출한 혁신 소재를 수용할 때 새로운 규제나 프레임을 찾기보다, 국가 규제가 기본적인 요건인 코덱스 수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규제의 조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정책 입안자와 업계 전문가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열쇠다. 신뢰는 사실 간단한다. 학계와 산업, 정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협력을 끌어내면 된다. 정책입안자는 산업의 응용기술과 전문기술을 잘 이해하고, 학계 및 식품 산업 전문가와 새로운 식품 규제에 대해 과학을 기반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소비자는 식품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규제의 과학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도 바탕이 돼야 한다. 규제 비용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규제 비용이 높아지면 이 부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비용이 효율적으로 관리 되고, 식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소비자는 최상의 미래 식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미래 푸드테크 산업의 성공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

▲혁신도 좋지만 식품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언제나 노력해야 한다. 미래 음식을 단순히 곤충만 떠올려선 안된다. 각 국가의 문화적인 배경이나 국민의 인식도 고려해야 하고, 질과 양, 윤리적인 문제를 모두 감안해 원재료 조달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규제당국도 중요하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충분한 임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 세대 소비자를 위한 교육도 뒷받침 뒷받침돼야 한다. 어릴 때 부터 수퍼마켓에서 음식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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