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영향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7월 들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평균 주식거래 대금이 대폭 감소했다.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 대상) 배제 이슈가 부각된 지난 23일부터 26일 사이에는 코스닥지수가 하루에만 1%가량씩 떨어졌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거래가 줄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예상치가 감소하는 것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특히 반도체의 표적이 되는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실적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다. 7월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조38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월(4조1117억원)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 4조2993억원을 기록하던 코스닥 시장은 4조2068억원(7억9172만주)으로 집계, 약 924억원이 줄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지난 23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24일부터 26일까지 하루에 1% 이상 떨어졌다.
올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국내 증시가 힘을 못 쓴데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실적 발표 기업 대부분이 매물 출회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 연간 영업이익 기대치도 급감했다.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95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25일 기준 141조6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전망치 145조3218억원보다 3조6619억원(2.52%) 하향 조정된 셈이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직접적인 표적인 삼성전자의 영업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보다 2.76% 하향 조정됐고 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치 또한 11.07% 떨어졌다.
한편 일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8월 2일 국무회의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국이 해당 목록에서 제외되면 국내 증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된다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제품 수입과 관련된 절차에 전반적으로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품목의 경우 계약 건 별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신청과 심사까지는 90일까지 소요된다.
앞서 지난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 총재는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한국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 경제 제재까지 가세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경제 제재 강화 여부에 따라 올 경제성장률이 2% 달성조차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