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14곳 퇴출… 고입에 어떤 영향 줄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4곳이 내년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고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24개 자사고 재지정평가 대상 학교 중 10곳이 시도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와 교육부 동의를 거쳐 자사고 지정이 취소됐고, 4곳은 학생 모집난 등을 이유로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해 받아들여졌다.
퇴출 예정인 자사고는 지정 취소 판정을 받은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와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경문고 등 서울 소재 자사고가 9곳으로 가장 많다.
경기 안산동산고와 부산 해운대고는 평가에서 탈락해 지정 취소됐고, 대구 경일여고, 전북 군산중앙고·남성고 등 지역의 3개 자사고는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2020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는 28곳으로 전년(2019학년도) 42곳에서 14곳 감소하고, 모집인원도 9338명으로 전년(1만2322명)보다 2984명 감소할 전망이다.
지정 취소된 자사고의 경우 향후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 최종 모집정원이 바뀌는 등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다만 자사고측의 자사고 취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 자사고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입시업계에서는 자사고 퇴출에 따른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일반고에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 재학생들의 타 학교로의 전출이나, 내년 자사고 지원자가 일반고로 분산될 경우 일반고 내신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재지정 탈락학교 재학생의 전출이나 학업중단 학생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학생 무더기 이탈시 학교에 남을 경우 내신 부담이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일반고로 전환된 자사고가 인접한 지역일수록 일반고 내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며 "현재까지 전출자 통계를 보면, 이번 조치로 전출자가 더 늘어나 인근 일반고로 분산될 가능성이 당장 2학기부터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에도 자사고를 유지하는 하나고·동성고·이화여고·중동고·한가람고 등의 자사고에 학생들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정부가 자사고 퇴출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내년도 재지정평가를 받는 장훈고·대광고·선덕고·보인고·세화여고·양정고·현대고·휘문고 등에 지원자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