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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박물관에서 김치를 담근다고?…인사동 '뮤지엄 김치간'을 가다

한 차례 물러간 더위에도 여전히 한 낮의 기온은 30도를 넘나든다. 야외 활동이 부담스럽다면 시원함을 선사하는 실내 박물관은 어떨까? 여태까지 눈으로만 보는 전시에 무료함을 느꼈다면 주목할만한 오감(五感)만족 체험공간이 있다. 바로 '김치박물관'이다.

21일 오전 인사동에 위치한 '뮤지엄 김치간'을 방문했다. 생애 처음 김치 담그기에 도전하는 순간이다.

뮤지엄 김치간 내 '김장마루'공간에 김치를 담그기 위한 기본 재료가 준비돼 있다./김상길 수습기자



테이블 위에는 미리 절여진 배추와 채썬 무, 쪽파가 담긴 볼과 갖가지 양념이 준비 돼 있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치담그기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양념을 넣고 김칫소를 배추에 잘 버무리면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큰 오산이었음을 깨달은 것은 15분쯤 뒤의 이야기다.

이날 김장체험을 진행한 이민아 강사는 10% 농도의 소금물에 8시간 배추를 절일 것을 강조했다. 10시간 이상 배추를 절이면 배추 자체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낮은 농도로 염장한 배추는 간이 잘 베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계절에 따라 '미나리'나 '갓'등을 첨가하면 김치의 맛이 한층 더 성숙해진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무채와 쪽파에 7가지 재료를 넣은 모습/김상길 수습기자



배추김치를 담그는 데는 7~10가지의 양념이 들어간다. 고춧가루, 찹쌀풀, 마늘, 생강, 새우젓, 멸치액젓, 매실액 등 7개의 재료는 김칫소에 빠져서는 안 될 핵심이다. 특히 매실액은 김치의 단맛과 감칠맛을 살리는 동시에 찹쌀풀과 함께 발효를 촉진시켜 빠른 숙성을 돕는다. 늘상 막 담근 김치를 좋아하는 기자는 아주 조금 넣었다. 이 강사는 찹쌀풀에는 콩가루도 조금 들어가 고소한 맛을 낸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새하얀 배추를 물들일 시간이 됐다. 강사는 "배추는 이파리가 아니라 뿌리 쪽에 양념을 넣어주셔야 한다"며 "이파리를 양념으로 세게 누르면 배추가 짓무르기 때문에 그저 색칠해 준다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김장 초심자임에도 이전 과정까지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난관에 부딪쳤다. 김칫소를 배추에 무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뿌리 쪽에 양념을 넣은 뒤, 배춧잎을 한 장씩 겹쳐나가는 것은 고도의 섬세함이 요구됐다. 김칫소를 버무리고 배추에 빨간 옷을 입히기까지 10분 남짓한 시간이었을까. 처음에 가졌던 의욕과 달리 점차 팔이 아파왔다. 어릴적 김장철이 올 때마다 어머니께서 왜 그렇게 한숨을 쉬셨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완성된 김치를 배춧잎으로 둥그렇게 감싸는 모습/김상길 수습기자



생애 첫 김치가 맛있게 익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배춧잎을 최대한 넓게 펴서 전체를 감쌌다. 예쁘게 감싼 배추 반 포기는 고스란히 김치통으로 들어갔다. 한 통의 김치가 완성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는 분들이 옆에 계셔서 다소 수월하게 해냈다. 강사는 "반드시 오늘은 상온에서 익히며 발효시켜야 한다"며 "내일부터 냉장고에 넣으셔야 한다"고 김치를 맛있게 먹기 위한 마지막 주의사항에 대해 충고했다. 이곳은 외국인들도 많이 와서 김치를 만들어 간다고 하니, 아직 김치를 만들어보지 않아 체험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든 걱정없이 와서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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