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꿈 잇지 못한' 재미교포 사업가, 모교 용산공고에 10만달러 장학금
공고 졸업 후 사업가로 성공했으나, 학업의 꿈을 이어가지 못한 재미교포 사업가가 모교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용산공고는 이날 오후 3시 교내 시청각실에서 장학금 1억 1천만원(미화 10만달러)를 기부한 재미교포 사업가 이영(James Young Lee) 씨 장학금 전달식을 진행한다.
용산공고 기계과 8회(1972년 졸업) 출신인 이 씨는 학교 재학 시절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대한민국 기술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장학금을 기탁했다. 이 씨는 장학금을 향후 10년간 우수 신입생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지원해 달라고 했다.
용산공고는 기부자 뜻에 따라 성적, 인성, 가정형편을 고려해 1.5배~2배 대상자를 추천받아 면접을 통해 11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이날 장학금을 전달한다.
미국에 있는 이 씨는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할 수 없어 이 씨 뜻에 따라 그의 동창인 권병하 씨가 이날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김희원(기계과 2019년 3월 입학, 68회 졸업예정) 씨는 "선배님의 뜻을 이어받아 꿈을 이루고, 자랑스러운 용산공업고등학교의 후배로서 자신이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다시 돌려주겠다"고 전했다.
이 씨는 1969년 3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술을 익히기 위해 용산공고 기계과에 입학했고, 1972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중앙대 기계과에 입학했으나, 그해 겨울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 이민 후에는 인쇄업 등 여러 가지 일을 해 기반을 다지느라 학업을 뒤로 미뤘으나, 이후에는 사업이 번창하면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사업이 안정되면서 개발도상국에 교육비를 지급해 자신처럼 학업을 계속하고자 하는 우수 학생들에게 봉사펀드를 개설해 지급하는 일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