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디램익스체인지 캡처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반등 꿈에 부풀었다. 수요 증가 소식에 주가도 빠르게 회복되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9일 8만4600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에만에 다시 8만원대를 회복한 것.
삼성전자 역시 20일 4만9600원으로 5만원대에 근접했다. 그 밖에 반도체 관련 주식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주가 다시 인기를 얻은 이유는 바로 '저점론'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며 4분기 회복을 점쳤다.
실제로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량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 물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전년비 성장세를 보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경쟁은 가장 가시적인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과 애플 아이폰11, 화웨이 메이트30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메모리 시장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서버 시장도 오랜만에 뜨거운 모습이다. 인텔이 비로소 10나노 공정을 적용한 서버를 선보인 가운데, AMD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세대 서버 프로세서 '에픽' 공급을 확대하면서 인텔의 독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스트리밍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버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애플TV+를 발표하는 팀쿡 애플 CEO. /애플
클라우드 업체들의 투자도 본격화됐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디즈니+와 애플TV+ 등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도 심화되면서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마이크론 4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어서다. 이미 대만 난야 테크놀로지가 3분기 D램 출하량을 상향 전망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D램 출하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마이크론 실적 발표 기대감이 높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아직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 평균가는 3.3달러 안팎이다.
반도체 수출 금액도 8월까지 9개월째 떨어졌다. 중량으로는 오히려 수출량이 늘었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판매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보다는 반도체 수요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반도체 업황은 변수가 많은 만큼 아직은 반등을 예상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