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를 말하기 위한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부동산'이다.
한국 부자들은 사업으로 마련한 종잣돈을 부동산으로 불려 지금의 부를 쌓았다. 여전히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50%를 웃돌았으며, 향후 유망한 투자처도 역시 부동산 자산이다.
KB금융그룹은 29일 이 같은 한국 부자의 현황과 향후 투자 방향 등을 분석한 '2019 한국 부자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국 부자 32만3000명…5년내 증가율 최저
한국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3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3000명이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4.4%에 그쳐 2017년 14.4%를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최근 5년내 가장 낮았다.
원인은 증시 부진이다.
코스피 지수가 2017년에는 21.8% 급등하면서 부자수 역시 급증했다가 2018년에는 17.3% 급락하면서 부자수 증가가 둔화됐다.
지역별로는 45.0%인 14만5400명이 서울에 살고 있었다. ▲경기 7만명 ▲부산 2만4000명 ▲대구 1만50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집중도가 높았다. 서울에 사는 부자의 46.6%가 강남 3구에 살고 있었다.
◆부동산 자산비중 53.7%…금융자산은 40% 이하로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3.7%와 금융자산 39.9%로 구성됐다.
부동산 자산의 비중은 과거부터 꾸준히 50%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자산 비중은 올해 40%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주요 지역 아파트가격은 급등한 반면 증시는 급락한 탓이다.
특히 총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30억원미만' 부자는 부동산 자산이 총자산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총자산 30억원~50억원미만' 부자는 부동산자산이 총
자산의 2분의 1에서 3분의 2인 경우가, '총자산 50억원이상' 부자는 부동산자산이 총자산의 3분의 2 이상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한국 부자들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거주주택이 19.7%로 가장 비중이 컸다. ▲빌딩/상가(17.9%) ▲유동성금융자산(14.0%) ▲거주외 주택(11.1%) ▲펀드/주식(9.3%) ▲예적금(9.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들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원천을 '사업소득'(47.0%)으로 꼽았고, 2순위는 '부동산투자'(21.5%)다.
대부분의 부자는 소득과 투자에 의한 원천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부자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주요 원천은 소득활동에 의한 '사업소득'과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활동의 '부동산투자'였다.
근로소득'과 '금융투자', '상속/증여'에 의한 자산 증대는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총자산 50억원은 넘어야 "내가 부자"
'한국에서 부자라면 얼마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부자들은 총자산 기준으로 평균 67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스스로 부자라고 자각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총자산이 '30억원 미만'인 경우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30.5%에 불과했지만 총자산이 80억원 이상인 경우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80.6%에 달했다.
총자산이 50억원 미만인 부자들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50%를 넘지 않았다. 반면 총자산이 50억원 이상인 부자들은 절반 이상이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