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쿠팡, 신주 발행으로 38억 달러 조달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불확실성 탓에 위기론에 휘말린 쿠팡이 신주 발행으로 38억 달러를 조달해 에쿼티 파이낸스(Equity finance, 신주 발행을 동반하는 자금 조달)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0일 벤처 캐피털 동향 조사회사인 미국 CB인사이트을 말을 빌어 쿠팡이 이달 3일 기준 38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쿠팡의 위기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잠재적 매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망했지만,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그 반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쿠팡이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이나 롯데, 신세계 등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의 주주 명단에 이들 업체의 이름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쿠팡의 상황이 달라진 것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자금 문제 때문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에 대한 비중(Exposure)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호에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됐던 투자자다.
이 연구원은 "우버(UBER)와 슬랙(Slack) 등 주요 투자 기업의 상장(IPO) 이후 주가 하락, 위워크(WeWork)의 IPO 무산 등으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와 같은 유력 투자자의 행보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대한 위기론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관심은 쿠팡의 행보"라며 "쿠팡으로선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쿠팡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고,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 연구원은 "쿠팡은 자신들의 주요 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당장 IPO를 추진하거나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쿠팡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위워크와 우버 사례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여준 쿠팡의 성장성은 놀랍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수익화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투자자들이 높은 점수를 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쿠팡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FBC(Fulfillment By Coupang)도 택배사업 자격을 배송물량 케파(CAPA)의 한계에 따라 자진 반납하며 당분간은 추진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쿠팡의 움직임과 제반상황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