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지난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추석 연휴 덕에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제조업체의 체감경기도 명절,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4개월 만에 올랐다. 다만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다음 달 전망은 후퇴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9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업황 BSI는 72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지난 6월 이후 석 달 만에 상승했다.
BSI는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수가 기준선(100) 이하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답한 곳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이달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응답 3264곳) 대상으로 지난 16~23일까지 이뤄졌다.
제조업 BSI는 71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75)부터 8월(68)까지 하락하다가 9월 넉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제조업 BSI가 상승한 것은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1포인트 급등한 영향이 컸다. 명절을 전후로 매출이 늘어난 식료품 업종도 9포인트 올랐다. 반면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자동차 업종이 1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9)과 중소기업(64)이 각 1포인트, 5포인트 올랐다. 수출기업(81)과 내수기업(66)도 1포인트 4포인트씩 상승했다. 내수기업은 지난 4월(72)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상승했다.
비제조업 BSI는 7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추석 연휴 효과로 도소매업은 8포인트 상승했고, 시스템 구축관리서비스 수익 증가로 정보통신업도 5포인트 올랐다. 아파트 분양 물량 등으로 부동산업종도 12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제조업, 비제조업 BSI의 반등을 체감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계절성을 제외한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지수가 횡보세를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지수가 크게 반등했다기보다는 계절조정을 감안할 경우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난달 제조업 업황지수의 반등은 일시적 효과에 의한 것으로 추세적으로는 횡보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전망은 일부 개선됐으나 대기업과 수출기업 전망은 나빠졌다. 제조업의 10월 업황전망지수는 73으로 1포인트, 비제조업은 74로 2포인트 상승 전망됐다. 그러나 제조 대기업은 80에서 78로, 제조 수출기업은 84에서 80으로 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전월 21.5%에서 지난달 23.3%로 비중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비중이 19.6%에서 18.7%로 0.9%포인트 축소됐다.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2.9포인트 오른 91.3을 기록했다. 이는 BSI와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로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는 데에 활용된다.
계절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한 90.3이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87.2)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