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배송이 전부는 아냐! 소비자가 원하는 건 '친환경 배송'
전기차 활용해 매연 걱정↓ 재활용·종이 포장재로 쓰레기 배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벽배송'이 유통업계 화두였다면, 이제는 '친환경 배송'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의식이 고취됨에 따라 업계는 친환경 배송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플리스틱·비닐봉투 줄이기부터 최근에는 매연 걱정없는 전기차를 활용한 배송서비스까지 도입하고 나선 것이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 안철민 SSG닷컴 SCM총괄담당, 전금배 현대글로비스 물류사업본부장,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왼쪽부터)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글로비스 본사에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SSG닷컴
◆매연 걱정 없는 전기차 배송
신세계그룹의 공식 온라인몰 SSG닷컴은 종합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와 손을 잡고 '친환경 냉장 전기차 배송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중인 이마트몰 배송차량은 점진적으로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될 예정이다. 배송차량 일부를 친환경 전기차로 시범 전환할 예정이며, 현대글로비스는 냉장 전기차량 공급과 배송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상온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운영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냉장 및 냉동 기능을 탑재한 전기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양사는 차량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내 전기 배송차량의 안정성, 주행능력 등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올 연말 김포에 완공 예정인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 003'부터 전기 배송차를 점진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전기 배송차량 도입을 통해 친환경 배송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타사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가 도입되면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도심 대기오염을 야기하는 환경 저해물질이 저감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풀무원 녹즙도 친환경 배송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다.
풀무원 녹즙은 모닝스텝(녹즙 배달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쎄미시스코 초소형 전기차 D2를 도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녹즙 배달 차량에는 다른 전기차종 대비 배터리 용량이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진 친환경 리튬폴리머 배터리(17.28kWh)가 탑재된다. 1회 충전 시 최대 150km까지 주행이 가능해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녹즙 제품의 특성에 맞게 제작됐다. 풀무원 녹즙은 시범 운영을 통해 점차적으로 녹즙 배송에 D2활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과대포장X! 친환경 포장재 도입
새벽배송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포장재를 과도하게 사용,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포장재도 바뀌는 추세다.
SSG닷컴은 최대 9시간 보냉력이 유지되는 '알비백'을 첫 주문 고객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40리터의 넉넉한 용량과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작 이후 두 달 동안 알비백을 도입해 일회용 포장용품 약 80만개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재사용률도 95%를 웃돌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푸드마켓 브랜드 '헬로네이처'도 재사용 가능한 배송박스 '더그린박스'를 선보였다. 쌀포대 소재와 자투리천들을 활용해 만든 배송박스로 보냉 효율도 기존 스티로폼 박스 대비 1.5배 뛰어나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25일 주문건부터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전환했다.
앞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해 나가는 한편, 회수한 종이 포장재를 재활용해 그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했으며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했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했다.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두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되며, 2중 골판지를 사용한 공기층 구조를 활용해 보냉력을 높였다. 모든 조건에서 12시간 이상 영하 18도를 유지해 상품의 품질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화두는 환경까지 고려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배송'이다"라며 "친환경 배송 차량이나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당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겠지만, 사회적 책임을 생각한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