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음성 공장서 정성스럽게 키운 200여 마리 직접 방사
황해도 사리원 출신…홀로 월남 '침대업계 1위' 기업 키워
"임진각 찾는 실향민들, 고향 그리는 마음 위로받길 바라"
에이스침대는 안유수 회장이 직접 기른 비단잉어 200여 마리를 임진각 통일연못에 기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안 회장이 통일연못에서 비단잉어를 직접 방류하고 있다. /에이스침대
그의 고향은 황해도 사리원이다. 사리원은 봉산탈춤으로 유명한 봉산군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6·25전쟁이 터졌다. 살기 위해 무작정 남쪽으로 내려왔다. 혈혈단신이었다. 당시가 1·4후퇴때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공부를 해야겠다는 집념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30년 생이니 약관을 훌쩍 넘은 나이에 고등학교 교과서를 펴든 것이다. 내친김에 대학 교문도 두드렸다.
대학 졸업장을 받아든 후엔 사업을 해야겠다며 서울 금호동에 공장을 차렸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오가는 사람이 많고, 농산물 등이 몰리며 상업이 발달했던 사리원 출신이었으니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재 국내 침대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의 전신인 에이스침대 공업사가 그렇게 문을 연 것은 63년도다.
'침대 업계 대부'로 불리는 에이스침대 창업자 안유수 회장(사진)의 이야기다.
안 회장이 15일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경기 파주 임진각을 찾았다.
임진각에 있는 통일연못에 자신이 그동안 애지중지 기른 비단잉어 200여 마리를 풀어주고, 자신과 같은 실향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안 회장이 비단잉어를 키워온 것은 30여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 여주와 충북 음성에 각각 에이스침대 공장을 세우면서 연못을 만들어 비단잉어를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했다. 특히 추운 겨울이면 비단잉어들의 동사를 막기 위해 날씨가 다소 따뜻한 여주공장으로 옮겨 기르기를 수 차례 반복하는 등 온갖 정성을 들였다.
이날 안 회장이 임진각으로 가져온 비단잉어들은 5~10년 정도 기른 것들로 60~80㎝의 크기를 자랑한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비단잉어들이 다치지 않도록 임진각으로 이동하기 위해 물과 공기를 넣은 비닐봉지에 한 마리씩을 따로 담아 운반했다"면서 "200여 마리의 비단잉어는 빛깔이 곱고 무늬가 고른 고급 품종들로 6억원 상당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귀뜸했다.
안 회장은 직접 키운 비단잉어들이 성장하자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었다.
그러다 대북지원사업을 하며 임진각을 오가면서 공원내에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신과 같은 실향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며 비단잉어들을 통일연못에 풀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날 안 회장이 기증한 비단잉어가 방사된 임진각 국민관광지 자유의 다리 아래에 있는 통일연못은 한반도 모양을 본떠 만든 것으로 남북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는 장소다. 연못은 가로 12m, 세로 36m 크기로 한반도 모양의 단일 연못으로는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안 회장은 임진각을 거쳐 2014년 당시 남북 최초로 영농물자 육로 왕복 수송을 진행하고,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대북 비료를 지원하는 등 인도적 차원에서 다양하게 대북사업을 펼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안 회장은 이날 기증식에서 "나도 실향민이다. 그래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모양을 닮은 통일연못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비단잉어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안 회장은 다양한 기부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매년 설과 추석땐 이웃들에게 쌀을 나눠주고, 99년부터 이렇게 나눠준 쌀만 1톤 트럭 970대 분량인 97만㎏에 달한다.
또 부상 소방관들을 위한 치료비, 순직 소방관 자녀 장학금, 격려금 등도 2010년부터 총 6차례에 걸쳐 18억원을 기부했다.
경기 이천지역에선 15억원을 들여 에이스경로회관을 지어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 제공, 각종 여가 지원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