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재 육군의 향토사단이 청주시가 지원하는 육성지원예산으로 지난 8월 30일 구매한 개인화기 조준경 사양서.
충북지역의 지역방위 임무를 맏고 있는 육군의 향토사단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엉뚱한 개인화기 조준경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본지가 24일 입수한 군 내부 자료에 따르면 충북 소재 한 향토사단은 지역통합방위를 위해 지자체(청주시)가 향토사단에 지원하는 육성지원예산으로 조준경(M16 소총용)을 구매했다.
해당 부대는 지난 8월 16일 충북 청주 소재의 문구업체 J사와 조준경 37개를 약 1278만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부대는 조준경 구매를 추진하면서 납품업체가 총포판매허가를 갖춘 적격업체인지, 적정한 시장가격인지를 확인하는 시장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J사는 문구용품 및 사무용품을 도매로 취급하는 업체로 사업장의 위치가 청주시 청원구의 한 아파트로 등록돼 있다. 사업장 주소지상으로는 총포 등 판매허가를 갖출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준경과 표적지시기 등은 총포법 규제 대상이기에 총포 등 판매허가를 갖춰야 한다"면서 "총포 등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장에 보안장치를 갖춘 별도의 시설을 보유해야하기 때문에 아파트 등 근린시설에서는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산업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군수품 무역 대리업으로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총포 등 판매업종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납품가격과 성능 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J사는 해당 부대에 조준경을 개당 34만원 선에 납품했는데, 관련 업계에서는 비싼가격에 군이 구매했다는 평이다.
본지가 입수한 J사의 조준경 사양서에는 제조사 등의 세부 정보가 빠져있다.
한 전문가는 "제조사 등이 빠져있지만, 제품사양을 볼 때 소매가격 10만원대 중반의 중국제 제품으로 보여진다"면서 "34만원 정도의 납품가격이라면 해당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사는 여성인 K씨가 2016년 육군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시에서 시작한 업체로, 군 내부의 조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해당업체 검증 및 계약체결은 해당부대 재정부가 담당했다"면서 "전자안내공고(7월12일)에는 총포관련시설 구비업체 요망에 대한 항목은 없었지만 절차는 적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