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는 변신 중
식품업계 장수브랜드가 변신하고 있다. 수십년 전 탄생한 브랜드들의 경우 출시 당시 주된 소비층이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이 됐다. 이제 밀레니얼세대로 명명된 어린 세대가 최대 소비 권력으로 자리잡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능동적으로 소비하며 정보 공유가 활발하며 콘텐츠 중심의 판단을 하는 젊은 세대에 주목하고 분석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식품업계 전통 브랜드들은 젊은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이색적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59년 동안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젊은 세대의 상반된 속성을 아우르는 다각도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품 출시에 있어서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 끊임없이 혁신한다. 같은 기성 제품이라도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소비에 주목하는 만큼, 개인별 개성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디저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스트로베리, 바닐라, 초콜릿 등 클래식한 기존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를 마카롱, 케이크, 컵케이크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출시, '프리미엄 디저트'로의 변신에 성공시켰다.
또한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타깃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기프팅 포트폴리오도 적극 강화 중이다. 하겐다즈 디저트 제품들은 '간편하면서도 고급진' 선물 아이템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베스트상품으로 등극했다.
하겐다즈는 언택트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하겐다즈 벤딩머신(자판기)'을 선보였다. 젊은 소비자의 판매 직원 접촉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구매 대기시간 감소, 편리한 결제 방식 등으로 편의성을 강화했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출시된 이후 뚱바(뚱뚱한 바나나맛 우유)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남녀노소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누구나 아는 맛, 오래되고 익숙한 만큼 진부하다고 느껴질 법도 하지만 1020세대까지 사로잡으며 계속해서 승승장구 중이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기호를 고려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마케팅에 주목한 결과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를 마실 때 필수인 스트로우(빨대)를 변신시켜 제품을 새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17년 진행한 '마이스트로우 캠페인'을 통해 출시한 누워서 마실 수 있는 수혈 콘셉트의 '링거 스트로우', 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러브 스트로우' 등은 일주일만에 초기 생산 제품 3만개가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계속되는 소비자 요청에 추가 생산, 판매도 진행 중이다.
또란 바나나맛우유 유튜브 채널인 '안녕단지'를 운영해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외식사업가 백종원을 모델로 기용해 바나나맛우유를 활용한 푸딩, 팬케이크, 쉐이크 등 레시피를 공개했으며, 푸딩 동영상의 경우 300만이 넘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옛 상품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추억의 과자종합선물세트를 한정판으로 출시하며 젊은 세대들이 느껴보지 못한 옛날 감성을 새롭게 재해석한 '뉴트로' 열풍에 가세했다.
1982년 출시돼 30년 넘게 팔리다 2013년 사라졌던 원형 알사탕 케이스 '사랑방 선물'이 주력 제품이다. 1983년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육각 고깔콘'은 tvN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등장한 바 있어 출시 당시 젊은 세대의 호기심과 기대를 모았다.
'과자종합선물세트'는 1970~8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던 대표 제품인 빠다코코낫(1979년 출시), 롯데샌드(1977년 출시), 빼빼로(1983년 출시), 칸쵸(1984년 출시), 마가렛트(1987년 출시) 등 총 13종으로 내용물을 구성했다. 중장년층에게 추억을 선사할 뿐 아니라 청년층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어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