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기 둔화 흐름속 국내 제조업 핵심인 철강업체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 업체들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만 철강부문 영업 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원재료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냈다. 원료가 급등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철강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정통으로 맞았다.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 감소한 5조47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낮아진 0.7%를 기록했다. 증권사가 추정한 현대제철 3분기 실적은 매출 5조2058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 당기순이익 719억원이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원료가격 급등에 주요 전방 수요산업인 건설산업 침체가 겹치는 이중고에 시달린 탓이다. 판재류 부문에서 원료가인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자동차강판·조선용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은 난항을 겪었다.
봉형강 부문에서도 건설시황 둔화로 철근·형강판매가 감소하고 단가도 하락하면서 매출액과 손익의 부진이 심화됐다.
현대제철은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재시장 수요 트렌드에 대응하고, 생산 효율 향상 및 저원가 조업능력 확보를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3분기에는 원료 배합비 최적화 등 저원가 조업 능력 강화, 설비 효율 향상, 경상예산 긴축운영 등으로 1457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3분기 글로벌 자동차강판 누적 판매량은 52만3000t으로지난해 같은 기간 46만3000t 대비 13% 증가했다.
봉형강은 H형강신규 규격 55종을 출시해 강화된 국내 강구조 기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규격을 공급함으로써 안전 강재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제철은 투자 및 연구개발 현황 등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주요 경영활동도 공개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중장기 생산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연간 3만대 생산 규모의 금속분리판 2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고성능 제품 개발에도 주력해 80㎏급 고연신 소재, 100㎏급 냉연도금재 등 고강도·고성형을구 현한 신제품을 개발한다.
앞서 지난 24일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한 포스코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코는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했지만, 철강 시황 악화 및 수요 산업 부진으로 철강부문에선 크게 고전했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15조9882억원, 영업이익 1조398억원을 기록했다.
9분기 연속 '1조원 클럽'을 수성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3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3.0% 급감한 4968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의 이같은 성적표는 철강부문 부진으로 인한 결과다. 실제 포스코에 따르면 철강부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8048억원)보다 953억원 감소한 70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2946억원) 대비로는 5000억원 이상이 줄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해외 철강부문도 올해 2분기377억원에서 3분기 81억원으로 296억원이 줄어들었다. 글로벌 인프라와 신성장부문이 각각 전분기 대비 229억원, 112억원 증가한 3223억원, 264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철강부문 실적 부진을 만회한 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사업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제품가격 반영도 여의치 않아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제품 기술력과 극한의 원가절감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