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권이 고객잡기에 나섰다.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해 이체해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타행 계좌에서 출금해 원스톱으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금리를 제시하는 등 그야말로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 등 10개 은행이 이날부터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머지 KDB산업·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제3자에게도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지급결제 기능을 개방하는 제도를 말한다. 고객이 한 은행의 앱만 있어도 모든 은행 계좌에서 출금하거나 돈을 이체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들이 앱을 전면 개편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편리함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개편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월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하게 되면 진정한 디지털금융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오픈뱅킹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 고객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선택하는 금융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B스타뱅킹은 기존 국민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접속 하자마자 '다른은행' 화면을 선택하면 타행의 계좌잔액과 거래내역 조회, 출금을 통한 이체거래가 가능하다. '다른은행' 화면에 타행 계좌를 등록할 경우 수수료는 무료다.
또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는 잔액을 하나의 계좌로 모을 수 있는 '잔액 모으기' 서비스도 선보였다.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계좌에서 국민은행 입출금계좌로 자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다.
다른은행 계좌에서 바로 출금해 원스톱으로 상품가입도 가능하다. 현재는 'KB 스타(Star) 정기예금'과 '내맘대로 적금'만 적용되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거래가 없는 고객도 신한 쏠(SOL)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뱅킹 플랫폼을 구현했다.
쏠 회원가입 후 타행 계좌 등록만 하면 조회 및 이체 등 금융거래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타행 보안카드나 OTP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디·패스워드, 생체인식, 패턴 등으로 이체거래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타행 계좌의 이체거래는 수수료를 무제한으로 면제한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와 리워드를 제공하는 신상품도 출시했다.
'신한 인싸 자유적금'은 타행 계좌에서 해당 적금에 이체하는 경우 최고 연 3%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신한 보너스 정기예금'은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자금으로 가입 시 리워드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시행을 맞아 고객 편의성 극대화를 목표로 앱을 전면 개편하고 다양한 혜택이 담긴 신상품을 준비했다"며 "신한은행 고객뿐 아니라 다른 은행을 거래하는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온리 원(Only ONE)' 금융 플랫폼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채널 3단계 혁신방안을 제시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 NH스마트뱅킹 앱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 ▲2단계 NH스마트뱅킹 고도화로 9개 국어 서비스, 스마트폰 창구출금 서비스, 연락처 송금 서비스 ▲3단계 모바일 플랫폼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 등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모든 은행 업무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내실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오픈뱅킹 선도 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