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500곳 대상 조사, 특정 신평사 지정하고
발급비용 1회 31만원·年 52만원, "내용 같은데 돈만…"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신용평가서 발급 문제로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4곳 이상은 일감을 주는 대기업의 요구대로 특정 신용평가사(신평사)로부터 신용평가등급확인서(신용평가서)를 받아야하는데다 발급시 1회에 31만원, 연간 평균으로는 52만원 가량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상남도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한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한 신용평가서가 있더라도 거래 대기업이 특정 신평사의 신용평가서를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새로 발급받아야한다"면서 "막상 평가서를 받아보면 기존 것과 내용이 같아 추가 비용만 더 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신용평가서 발급 경험이 있는 전국의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중소기업 거래시 신용평가서 요구관행 실태조사'를 실시, 3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1.9%는 대기업으로부터 특정 신평사 이용 요구를 받아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6%는 대기업의 특정 신평사 이용 요구가 '부당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이미 발급받은 신용평가서를 인정해 주지 않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92.2%)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타 신평사 대비 비싼 발급 수수료'(16.5%) 때문이거나 '타 신평사 대비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15.5%)로 비용 지출이나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신용평가서 발급 횟수는 연평균 1.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업과 거래중인 중소기업은 2건으로,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1.2건보다 평균 0.8건 높게 나타났다.
연간 2회 이상 신용평가서를 발급받는 이유에 대해선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들은 '거래 상대방이 특정 신용평가서의 신용평가서를 요구해서'(61.8%)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반면,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은 '신용평가서 발급 용도가 달라서'(62.5%)를 1순위로 꼽았다.
신용평가서 1회 발급시 드는 비용이 평균 31만원인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신용평가서 발급을 위해 연간 56만9000원 정도씩을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절반이 넘는 54%의 기업이 신용평가서 발급으로 인한 비용·시간·행정 등이 '부담된다'(매우 그렇다+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그 중에서도 특정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의 '부담된다'는 응답이 55.9%로,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응답률(33.3%)보다 높았다.
중기중앙회 김희중 상생협력부장은 "일부 대기업이 계약 이행능력 확인 등을 빌미로 특정 신용평가사 이용을 강요하는 등의 관행을 보여 거래 중소기업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발급 신용평가서를 인정해주고 거래 중소기업이 신용평가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등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거래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