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7조2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한 달 만에 다시 확대됐다. 주택 전세와 매매거래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9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874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올해 1월 1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확대되다 지난 9월 4조8000억원 증가하며 축소됐지만 지난달 다시 확대된 것이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모두 확대된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643조1000억원)은 지난달 4조6000억원 늘어 전월(3조8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커졌다. 주택 전세와 매매거래 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월 4000호, 6월 6000호, 7월 9000호로 증가했다가 8월엔 7000호, 9월 6000만호를 기록했다. 전세거래량은 5, 6월 9000호, 7월 1만호, 8월 9000호, 9월 7000호로 나타났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229조8000억원)은 주택 자금 수요에 추석 연휴 소비 자금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전월(1조원)보다 증가규모가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 기업대출(869조2000억원)은 지난달 7조5000억원 늘며 전월(4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153조7000억원)은 1조1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715조5000억원)은 6조원3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이 늘어난 건 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 취급에 나선 데다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중소기업대출 중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335조1000억원) 증가액은 2조8000억원으로 2018년 3월(2조9000억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이 예대율 관리에 유리한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와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 수신 증가규모는 4조8000억원으로 전월(5조7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수시입출금예금 증가폭은 기업의 법인세 납부 영향으로 지난 9월 5조4000억원에서 10월 -10조1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폭은 예대율 관리를 위한 은행의 유치 노력으로 2조원에서 14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전월(-4조원)에서 10월 17조2000억원으로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잔액도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인출됐던 은행자금 재유입, 국고여유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9월 8조2000억원 감소에서 17조2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채권형펀드는 1조2000억원 감소한 반면 주식형펀드는 4000억원 늘었다. 기타펀드도 4조9000억원 증가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