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노모리'라 하여 혼자 방 속에 틀어박혀 외톨이 삶을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이제는 보통명사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그만큼 사회 전반에 홀로 족들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밥도 혼자 먹고 술도 혼자 먹는 사람들이 급증하다 보니 '혼밥' 또는 '혼술'이란 단어까지 등장하지 않았는가. 혼자 살 수 없는 게 사람 세상이다. 누군가는 "왜?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내 생활 내가 꾸려나가며 살면 그게 혼자 사는 거 아니야?"라며 반문할지도 모른다.
자기가 사는 집에서 혼자 기거한다 할지라도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의식주 물품을 사기 위해 최소한 슈퍼마켓에라도 가야 하고 아니면 시장통을 나가야만 할 것이다. 물건을 고르고 가격을 묻고 소소한 흥정도 할 것이다. 쌀이나 부식품은 누군가의 생산 활동을 통해서 산출된 것이다.
그 산출물들은 상점을 통해서 얻어진다. 대면 없이 온라인 주문을 통해서 구매할지라도 자신 이외의 여러 매개수단을 거쳐야 하고 그 매개수단들은 역시 유통단계의 기술 플랫포옴을 통해서 구매하게 된다.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부딪히는 사람의 수가 적다고 해서 혼자 산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드라망(因陀羅網)이라는 불교 용어가 있다. '인드라'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인 인드라(indra)의 발음을 한문으로 음사한 것으로 제석천왕(帝釋天王)을 뜻한다. 제석천왕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옥황상제와 같은 의미다. 그 인드라에 그물 망(網)자를 붙인 것이다.
제석이 사는 궁전을 덮고 있는 거대한 그물을 의미한다. 그물의 마디마디에는 무수한 보배 구슬이 달려 있고 구슬마다 서로서로 빛을 반사하고 그 반사가 또 서로를 계속 반사하여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서로가 어우러져 있는 장엄한 세계를 비유한 것이다.
혼자 살 수 없고 서로 화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실로 모든 만물이 홀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뜻으로 확장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