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격화되고 있는 송환법 관련 시위로 인해 국내 저비용 항공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3월 말부터 홍콩 내부에서는 시위가 장기화되며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던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홍콩은 단거리이자 인기 노선으로 국내 여행객들의 수요가 비교적 높았던 노선에 속하기 때문. 홍콩 내부에서 혼란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항공사들은 이익이 나지 않는 홍콩 노선을 잠시 운휴하는 모습이다. 반면 홍콩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LCC도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지만 홍콩 정부와 시위대 간 협상이 아닌 초강경 기조의 진압에 의한 것이어서 언제 또 시위가 격화될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홍콩 경찰 당국은 시위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이민·관세 당국에서 특별경찰 형태로 총 200명의 인력을 충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홍콩 노선의 수요가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 저비용 항공사는 큰 어려움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일부 항공사들은 홍콩 노선의 수요가 줄어들자 단기간 운휴를 결정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가장 먼저 홍콩 노선의 운휴에 들어갔다. 티웨이항공은 대구-홍콩 노선을 지난달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운항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대구-홍콩 노선의 운휴를 결정하게 됐다. 특히 인천에서 출발하는 타 노선 대비 지방 출발 노선의 특성 때문에 더 타격을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도 시위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 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30일까지 홍콩 노선의 주간편을 운휴하고 다음달 1일부터 17일까지는 야간편을 운항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진에어도 홍콩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진에어는 이달 24일부터 내달 24일까지 한 달간 인천-홍콩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운항 계획의 변경'을 이번 운휴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홍콩 노선 수요의 급감이 그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서울은 홍콩 시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단 홍콩 노선의 감축이나 운휴 계획은 없다. 올 7월부터 홍콩 노선은 현지발 수요로 다 전환시키고 있어 현재 탑승객의 90% 이상이 홍콩 손님이다"며 "7월부터 발 빠르게 대처를 해서 탑승률도 계속 90%이상 나오고 있다. 탑승객 195명 중 190명 이상이 홍콩분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홍콩으로 갈 때도 여행이든 비즈니스든 (홍콩)현지발 수요가 많다. 시위 때문에 홍콩 노선에 가는 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 영업망 구축을 통해 현지 영업을 적극적으로 해서 여행사나 패키지 수요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홍콩 출국자 수는 급감한 반면, 홍콩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변화가 미미했다. 내국인의 홍콩행 출국자 수는 지난 3월 13만62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했지만 이후 매월 역성장을 기록하며 급기야 지난 9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59.4% 줄어든 4만684명을 기록했다. 반면 홍콩 현지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9월 기준 4만59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들었지만 내국인의 홍콩 출국자 수 변화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