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모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첫 신호탄은 '스마트시티 세일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내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국내 최초 스마트시티이자, 도시 내 물순환 과정에 첨단스마트물관리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정평이 났다. 그래선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에서의 첫 일정으로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찾았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내물특화도시모델을 아세안 정상들에게 부각시키는 일정이기도 하다. 더욱이 부산에서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현 정권이 집권 상반기 공들인 신남방정책을 상승시킴은 물론, 신남방정책 비전을 구체화하는 복안으로 통한다. 신남방정책은 우리나라 기준 남쪽에 위치한 아시아 주요국가들과의 경제·사회·정치적 협력을 모색하는 게 골자다.
'스마트시티 세일즈'로 신남방정책을 구체화하려는 현 정권의 모습은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다가올수록 강하게 부각됐다. 문 대통령이 아세안 주요 정상들에게 스마트시티를 강조한 게 이를 방증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계기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을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해 2021년 말이면 부산시민들이 스마트시티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양국의 스마트시티 정책과 기업 노하우를 공유해 향후 제3국 공동진출을 하도록 협력을 발전시키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같은 계기로 진행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 때도 "양국이 협력할 분야는 많다. 스마트시티 및 전자정부 등 양국간 협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스마트시티 세일즈'를 부각시키는 문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2월 초 총성을 울린 바다. 문 대통령은 그달 13일 전국경제투어의 일환으로 부산을 방문해 ▲스마트시티 혁신전략 보고회 및 ▲부산 대개조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스마트시티란 첨단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기반시설이 촘촘히 연결된 도시를 뜻한다. 문 대통령은 당시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의 요람"이라며 "부산은 '새로움의 통로'다. 해외 문물이 부산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우리나라 문화와 상품이 부산을 통해 세계로 나갔다. 오늘 부산은 스마트시티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부산과 세종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장했다. 특히 부산의 스마트시티는 로봇 등 새로운 산업육성으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친환경 미래 수변도시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브루나이 정상 이외에도 부산에 모이는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에게 '국내 스마트시티 기술력'을 연이어 부각시킬 예정이다. 아세안 10국은 라오스·말레이시아·미안먀·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필리핀 등이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이번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계기) 23일 싱가포르 정상을 시작으로 24일 브루나이 정상, 25~26일 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필리핀·미얀마·라오스 정상, 27일 베트남 정상, 28일 말레이시아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라며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때) 스마트시티 및 상하수도 관리 등 인프라 협력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각 국가별 3~4개 MOU(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자유화 및 이중과세방지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거양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일정 관련 "이번 아세안 10국과의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반만에 이뤄진 아세안 10개국 방문 성과와 아울러 각국 정상과 다져온 우의를 바탕으로 보다 선명한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또 교역·투자, 인프라, 국방·방산, 농업, 보건, 개발협력, 문화·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발한 협력수준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