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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中제 짝퉁 군납도 못막는데 '4차산업 혁명과 군수'라...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국방부는 26일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하는 국방 군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군납품이 중국제 또는 짝퉁으로 채워지는 현실인데, 이런 시대는 반영이 안되나 보다.

지난 2014년 수도권 한 부대에 ak계열(중국제 saiga-12)에 어댑터만 부착한 형태의 K-1 총기레일과 광학장비가 보급됐다. 결합방식으로 볼 때 사격 간 유격이 발생할 수 있다. 함께 보급됐다던 광학장비는 그래서인지 찾아보기 힘들다.

육군과 해당업체는 중국산이 아닌 국산이라 주장했지만, 제조사의 홈페이즈를 들어가면 설명과 제품명이 틀린 유사제품들이 올려져 있다. 한마디로 짝퉁의 스멜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2017년 연말 군에 보급된 하이컷 헬멧은 20여 만원에 납품됐다. 성능이 실전에서 검증된 메이커들의 동종 제품은 100~150만을 호가한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이 헬멧 사용자들 일부는 "비가 오면 헬멧 이음새에 비가 스며들어 헬멧이 부스러졌다"고 전했다.

판매자 주소를 추적해보니 한적한 주택가였고, 디자인업을 하는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1인기업이었다. 해당 제품은 미국의 한 군수회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한 적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군에 납품된 응급처치킷은 중국인민해방군의 07식 위장무늬로 된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이도 추적해 보니 수년 동안 중국에서 수입돼 온 것이었다. 당초 군은 중국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뒤늦게 중국제라고 시인했다.

국내기업이 현지에서 품질관리를 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데, 만약 납품업체가 수입판매만 했다면 오염된 소재로 만든 중국제 솜과 붕대가 국군장병의 상처를 뒤덮을 지도 모른다. 미군은 응급처치킷의 자국내 생산과 보급이 힘들어도 자국산을 고집하는데 말이다.

올해에는 중국제 특수작전용 칼이 군에 납품됐다. 미국의 SOG사의 SEAL STRIKE라는 이 제품은 대만의 기업이 SOG의 라이센스를 받고 이 제품을 정식으로 만든다. 정품은 대만제품 하나 뿐인데, 경남 양산의 미용업체는 중국제를 구매대행으로 납품했다.

장병의 생명과 직결된 보급품들이 불량이 의심되는 중국제로 채워지는데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미래전의 군수지원능력 확충'이라니. 4차산업혁명 보다 코 앞의 '국가계약법'과 '군용품 조달 시스템'의 개선이 먼저다.

국계법은 특정국가, 특정제품 등은 지정하지 못한다. 때문에 소요군은 정말 필요한 특정제품을 원해 유사한 스팩과 요구한다. 서류 상 조건이 맞고 가격이 제일 싸면, 전문브로커를 낀 아무나가 군에 납품을 할 수 있다.

입찰 참가업체의 업종과 업태도 제한을 두지 않으니 미용업체, 시멘트 미장회사, 문구점이 칼과 총기관련 제품의 계약 1순위 업체가 된다. 중소기업과 여성기업인을 돕겠다던 현행제도는 중소 부로커들의 배만 불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법이 국밥같아도 지켜야만 한다면, 국방부는 군수를 아무나 말아먹게 놔둬서는 안된다. 삼각김밥집 국밥부라는 오명을 벗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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