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118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5000억원 늘었다. /뉴시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건비, 이자지금 등 운전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빚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118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전분기(22조2000억원)와 전년 동기(24조300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도 6.9%로 2분기(7.4%)보다 둔화됐다.
3분기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1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조1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16조2000억원)와 전년 동기(18조원)보다 비슷하거나 소폭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9.0%로 2분기(9.6%)보다 낮았다.
서비스업의 운전자금 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11조2000억원 늘어난 403조300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0.0%로 전분기와 같았다. 서비스업 운전자금 증가액과 증가율은 지난 2분기에 이어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 수준이다. 운전자금은 인건비, 이자, 재료비 등 보통 1년간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말한다.
서비스업 운전자금이 증가한 이유는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220조원으로 6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분기(7조8000억원)보다 줄어들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1%로 2008년 1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도·소매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9%로 사상 최대치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대출 중 시설자금 대출은 4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에 그친 반면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이는 운전자금 대출은 11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설자금은 줄고 운전자금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에는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법인기업들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제조업 대출 잔액은 357조1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증가하며 2분기(4조원)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1차 금속업종 대출이 1조4000억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 대출이 3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기관별로는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12조5000억원 늘어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17.3%로 역대 최고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