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한강 일대 수변 공간 국제지명설계 공모 당선작 '위브' 조감도./ 서울시
서울 탄천·한강 일대 63만㎡ 부지에 도시민을 위한 놀이터가 생긴다. 수변레저시설과 다발 형태의 보행교,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탄천·한강 일대 수변 공간 국제지명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위브(The Weave)'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당선작 설계는 서울로7017을 디자인한 네덜란드의 설계사무소 MVRDV가 맡았다.
대상지는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곳이자 국제교류복합지구(SID·Seoul International District)의 보행축 중심에 위치해 있다. 도심 속 자연수변공간으로 생태학적 가능성이 풍부한 지역이지만 콘크리트 인공호안으로 조성돼 차고지, 고가도로, 지하보도 등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29일부터 11월 22일까지 탄천·한강 일대에 수변 생태·여가 문화공간과 보행교를 조성하기 위한 국제지명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김선순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탄천·한강 일대 수변 공간 국제지명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도시·건축, 조경, 토목, 생태환경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탄천과 한강의 생태계 회복(자연성) ▲전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수변 휴식체험 공간 조성(여가문화) ▲강남-송파를 잇는 탄천보행교 신설(접근성) 등 3가지 핵심방향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했다.
당선작은 대상지 전체를 곡선으로 엮는(weave) 방식으로 주변 공간과 경계를 없애고 일대를 걸어서 갈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프로젝트 디자인 총괄을 맡은 MVRDV의 이교석 이사는 "물과 육지의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생태조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워터 엣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자연성을 회복하려 했다"며 "하얀색 실처럼 엮인 길들이 주변 지역으로 확장돼 이어지며 다양한 도시 액티비티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작은 수변경계를 곡선화해 하천물길을 회복하고 수질정화 수로를 설치해 주변 지역의 표면수를 정화한 후 한강으로 흘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수영장과 선착장 등으로 구성된 수변레저시설인 '트리피어'와 보행교 겸 전망대인 '이벤트 돔', 여러 길들이 엮이는 '매듭 광장' 등을 제안해 다양한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게 했다. 강남과 송파를 잇는 탄천보행교는 오르내림이 있는 다발 형태의 다리 '번들 브릿지'로 설계해 다양한 레벨에서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교석 이사는 "트리피어는 물에 떠 있는 광장이다. 사람들이 머물며 쉬다 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벤트가 일어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며 "단순한 선박시설이면 배를 이용하는 사람들만 가기 때문에 마리나가 아닌 수변레저지설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장인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는 "대상지 주변의 도시맥락을 조화롭게 받아들여 도시활동의 밀도와 역동성을 선형이라는 하나의 설계언어로 통일성 있게 풀어낸 작품"이라며 "영동대로에서부터 출발해 종합운동장을 거쳐 한강수변까지 이어지는 도시적 공간을 매듭과 매듭으로 이어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건축사무소 MVRDV 대표 위니 마스는 "이 공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라며 "사방으로 연결된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생태적 경관과 여가 프로그램이 엮이면서 24시간 밤낮으로 작동하는 흥미로운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당선팀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시는 연내 당선팀과 설계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5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1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24년 상반기까지 수변생태·여가문화공간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088억원(공사비 1029억, 설계비 59억)으로 책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비는 2개 사업을 합쳐서 59억원으로 배정한 것"이라며 "보행교 기본계획과 탄천 한강변 정비 사업이 따로 있었는데 두 개를 통합해 디자인 컨셉을 잡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해 하나로 합쳤다"고 말했다.
김선순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국토관리청, 한강사업본부 등 여러 관련 주체들과의 긴밀히 협업해 이번 당선작의 컨셉을 최대한 구현시킬 것"이라며 "탄천·한강 일대가 천만시민은 물론 서울을 찾는 내·외국인 모두가 향유하는 자연친화 이벤트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