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왼쪽)이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년 위변조방지 보안기술 설명회'에서 의류용 보안라벨 기술을 체험해보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화폐 제조의 핵심은 위변조 방지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화폐만이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년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 설명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현금 사용이 줄고 있는 만큼 화폐 제조 외에 모바일 결제 등 온라인 시스템 쪽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도 온라인 지급결제 시스템, 전자문서 등 분야에서도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폐공사는 특수 보안물질이 들어간 섬유를 이용해 의류에 붙는 라벨을 만드는 기술을 공개했다. 해외에서 생산한 저가의 의류 등을 반입한 뒤 가짜 라벨을 붙여 고가에 판매하는, 일명 '라벨갈이'를 차단하기 위해 특수보안물질을 섞어 라벨을 만들어 진품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제작된 라벨을 보안물질 감지기 앞에 두면 알람이 울려 정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가짜 라벨은 감지기가 보안물질을 인식할 수 없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라벨갈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적지 않은 국내 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성현 조폐공사 기술연구원 위조방지연구팀 선임연구원은 "가짜 라벨을 단 섬유제품이면 감지기를 갖다 댈 경우 소리가 울리지 않는다"며 "특수보안물질을 섞어 만든 섬유로 라벨을 만들어 진품을 가려내고, 이른바 라벨갈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나 자석으로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석반응 색변환기술'의 모습. 정품일 경우 자석을 가져다대면 사진 오른쪽처럼 색이 바뀐다. /한국조폐공사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과정에서 개발한 다양한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을 매년 중소기업에 공개하고 있다. '가짜'를 막을 수 있는 기술 공개를 통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국민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기술을 공개해 더불어 성장하자는 취지에서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선 조폐공사가 자체 개발한 신기술 7건과 중소 협력업체의 기술 2건 등 9건의 신기술이 공개됐다.
소개된 기술은 의류용 보안라벨을 비롯해 ▲정품임을 입증해주는 숨겨진 이미지를 스마트폰 등으로 찾아낼 수 있는 스마트폰 연동 비가시 보안솔루션 ▲개별 디지털 인쇄기기에서 바로 숨겨진 문양 등을 인쇄해 정품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개별발급형 스마트씨 ▲4색 원색인쇄로 숨겨진 문양을 구현할 수 있는 4원색 스마트씨 등이다.
또 스마트폰이나 자석을 대면 색이 바뀌는 자석반응 색변환 기술과 재난 상황에서 안전하게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긴급재난통신망 해킹방지 보안기술,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통합관리 솔루션도 공개됐다.
이밖에 지폐 제조에 사용되는 친환경 면섬유를 활용해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용 지류제품도 관심을 끌었다.
조 사장은 "오늘 공개된 기술은 가짜 상품이나 브랜드로부터 국내 업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는 한편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