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고창'
전라북도 고창군이 내년 세계유산 3관왕(문화·인류무형유산+자연)의 비상을 꿈꾸고 있는 가운데, 그 바탕에 깔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경이적인 복원 본능을 뽐내는 '운곡습지'는 대한민국 치유형 농촌관광의 대표모델로 키워지고 있고, 전국최대의 바지락 생산지인 고창갯벌은 각종 체험 명소가 됐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7년여 동안 고창의 주민들과 행정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2013년 봄 고창군의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전에는 설악산과 제주 일부지역만 지정됐지만 행정구역 전체가 지정된 것은 고창군이 최초 사례였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지정한 육상, 연안, 또는 해양 생태계 구역이다.
고창군은 한 순간에 '청정 생태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 주민들도 행정과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생물권보전의 가치를 이해해 나갔다.
특히 생물권보전지역 마크가 붙은 고창군의 농특산품은 타 지역 농산물에 비해 더 비싸게 팔려 나갔고, 학교와 기관·단체 체험객을 대상으로 하는 안내 프로그램과 숙박으로 마을에 활력이 돌고 있다.
고창군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생산된 수박, 복분자, 블루베리 및 유기농 우유 등 농축산물들은 특산품으로 인기가 높고 일부 품목은 해외에도 수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하목장을 포함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전국 20여개 원유 목장에서 생산하는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는 업계 대표 브랜드로 손꼽히고 있다
상하목장은 9만 9173㎡(약 3만평) 대지에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건강한 농촌을 꿈꾸며 조성된 농어촌 테마공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창군, 매일유업의 공동 투자로 조성된 상하농원은 2008년 첫 삽을 뜬 이후 8년이라는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2016년 4월 공식 개장했다. 좋은 먹거리를 짓고, 세상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 '짓다, 놀다, 먹다'라는 컨셉트로 조성된 상하농원은 장인들이 공들여 건강한 식료품을 만드는 공간인 공방, 방문객들이 직접 먹거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교실, 공방에서 만들어진 제품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공간인 농원상회와 파머스 마켓, 자연의 건강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자연과 어울려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동물 농장까지 한곳에 어우러져 있는 매력적인 여행 공간이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먹거리를 활용한 유기농체험이 전국의 육아맘들을 사로 잡았다. 상하농원의 유기농 목장에서는 유기농 건초를 먹으며 자유롭게 생활하는 젖소 20여마리를 눈 앞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젖소 뿐 아니라 염소와 돼지 등이 가까이에서 뛰어논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고창운곡람사르습지마을, 체류형 농촌체험/고창군
이외에도 고창을 찾는 관광객들이 발길을 붙잡는 곳이 있다. 원시 비경 그대로 간직한 운곡습지다. 지난 2011년 4월 버려진 경작지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꽉 막힌 대지에 물이 스며들고 생태가 살아났다. 호젓한 숲길과 원시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이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다. 총 86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이곳은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우수 사례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운곡습지 주변마을이 대한민국 치유형 농촌관광의 대표모델로 뜨고 있다.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최근 고창운곡습지 일원 용계마을·호암마을 등 6개 마을에서 진행한 '치유형 농촌관광 프로그램 현장 적용' 결과,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
온가족의 추억 만들기 명소로 자리매김한 고창갯벌도 있다. 고창갯벌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심사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생물종 다양성이 나타나며, 저서동물, 염생식물은 물론, 흰물떼새,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종의 서식처로 호평 받고 있다. 또 지형적·기후적 영향으로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고창군의 갯벌생태 보호 프로그램은 4년(2016~2019) 연속 전국해양보호 최우수정책으로 선정되면서 '환경보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이란 2마리 토끼를 잡았다.
고창갯벌은 내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기대하고 있다. 고창군은 '대한민국 유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고창지석묘), 세계자연유산(고창갯벌),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고창농악, 고창판소리)을 모두 보유한 진정한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 인정받게 된다.
유기상 고창군 고창군수는 "고창군은 지역 전체에 분포돼 있는 고인돌과 고분군을 보듯 수천 년 전부터 살기 좋은 곳으로 명성을 떨쳐 왔다"며 "최근에는 자연환경과 더불어 복분자, 수박 등 주민소득 사업과 다양한 인문교육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