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낮췄다. 전망치대로 2.0%를 기록할 경우 지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올해 2.0%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0%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2%대 성장은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제시됐다. 기존 전망치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지만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됐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아직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은 29일 '경제전망(2019년 11월)'에서 올해 성장률을 2.2%에서 2.0%, 내년 성장률은 2.5%에서 2.3%로 각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마찬가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유지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9%로 3%대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지만 올해 들어 1월 2.6%, 4월 2.5%, 7월 2.2%로 잇따라 내렸다. 여기에 추가로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다만 올해 이어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이 추정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2019~2020년)은 2.5~2.6%이다.
부문별 전망치를 보면 올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 7.8%, 4.3% 감소하고, 상품수출도 0.4%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1.9%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에는 수출이 2.4%, 민간소비가 2.3% 증가로 개선되고 설비투자도 5.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0.9% 줄어 감소세를 이어가겠지만 감소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건 예상보다 수출과 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소비증가세가 둔화된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은 세계교역 부진 완화와 반도체 경기회복으로 금년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어려운 만큼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거란 분석이 나온다. 경기가 회복, 반등하려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했다. 1.25%는 기존 역대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금리는 금리인하를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추가 금리인하 신호가 나오면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연 1.25%면 아직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도 아니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신인석 금통위원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또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는 '두 차례(7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요측 물가 압력이 약한 가운데 복지 정책 등에 따른 공급측 물가 하방압력이 더해진 영향이다. 내년에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1.0%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2021년에는 1.3%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