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글로벌 시장 효자 상품은?…'라면'
식품업계의 글로벌 시장 효자 상품으로 라면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미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라면 제품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 분유, 맥주 등 수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라면의 인기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신세계푸드 등 업계 라면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올해 3분기 'aT수출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9월 라면 수출액은 3850만달러(약 458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2% 늘어난 수치다.
관세청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11월 주요 음식료품 가운데 유일학 라면만 수출 호조를 보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1월 라면 전체 수출금액은 4578만8000달러(약 545억원)로 전년 대비 34.4% 증가했다.
국내 업계 1위 농심의 성장세가 무섭다. 농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8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60억원보다 약 4% 증가했다. 이 중 해외법인 매출은 14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3%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매출이 809억원으로 23.3% 성장했고, 중국은 781억원으로 1.3% 증가했다. 일본은 144억원으로 9.6%, 호주는 67억원으로 12.4% 각각 올랐다.
삼양식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376 원, 2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 65%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금액은 704억원으로 내수 매출을 앞질렀다. 2017~2018년 2년 연속으로 2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수출은 2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양식품의 최대 수출 지역은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지난해 현지 대형 유통사와 협업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한 것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 80%에 달하는 불닭브랜드는 3년 전 수출 900만달러(약 107억원)에서 당해년도 1억6000만달러(약 1904억원)로 17배 신장했다. 불닭브랜드는 2016년 유튜브에서 시작된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 열풍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음식을 새롭게 인식시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단순히 '원 아이템'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의 리더"라며 "글로벌 장수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 라면은 미국, 중국 등 해외 수출을 하고 있다. 2007년 11월 베트남에 진출한 오뚜기는 2010년 1월 현지 공장을 준공하고, 2013년 약 80억원이었던 베트남 매출은 호치민, 하노이, 다낭 등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판매지역을 넓혀가면서 2014년 약 170억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2015년부터 라면 공장 설립을 준비했고 지난해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박닌공장은 분당 225식 봉지면 생산라인 1기를 갖추고 있다. 진라면을 비롯 진짜장, 북경짜장 등 짜장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베트남 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현지에는 기존 라면보다 용량이 작은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적합한 전용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고 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국 라면의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며 "소용량 제품 등 현지 맞춤 전략으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푸드 '대박라면도'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 출시한 '대박라면'의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돌파했다. 품목별로 '김치찌개'와 '양념치킨' 2종은 400만개, 올해 3월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부트 졸로키아를 넣어 한정 판매한 '고스트 페퍼'는 80만개, 10월 중남미 대표 매운 고추인 하바네로를 넣어 출시한 '하바네로 김치찌개'와 '하바네로 스파이시 치킨' 2종은 30만개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말까지 '고스트 페퍼' 20만개, '하바네로' 2종 40만개 등 총 60만개의 '대박라면'이 말레이시아에서 더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의 라면 특징은 얇고 탄력 없는 면발이다. 한국 라면은 굵은 면발에 탄력이 있어 쫄깃하고 풍성한 식감을 좋아하는 현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라며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무슬림 국가로 '대박라면'이 말레이시아의 자킴 할랄 인증을 받은 것도 제품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