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과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가 사업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현대오일뱅크 주식매각을 비롯해 사우디의 조선, 정유, 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주식 매각대금 1조3749억원을 수령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양사는 올해 1월 28일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최대 1조8000억원에 인수한다는 투자합의를 맺은 바 있다.
이 합의에 따라 아람코는 우선 지분 17.0%를 인수하고, 나머지 2.9%는 콜옵션 보유로 결정했다. 이날 지분매각 완료에 따라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과 스마트십, 스마트물류 등 신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아람코와 프로필렌 유도체 제조사업을 비롯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조사업 등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양사 사업협력 강화 차원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2일 임시주총을 열고 아람코 트레이딩 대표이사인 이브라힘 카심 케이 알부아이나인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와 정유 사업뿐만 아니라 조선, 엔진 등 다방면에 걸쳐 사업 협력을 해나가며, 사우디 정부의 '탈석유화' 정책에 따른 '비전2030'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파트너로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인 정기선 부사장과 일대일 면담을 갖고 양사간 사업협력 강화에 대한 담화를 나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아람코, 람프렐, 바흐리 사와 공동 투자해 '킹 살만' 조선산업 단지에 사우디 합작조선소(IMI)를 건설중에 있다. 오는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지금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 3월 아람코와 엔진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합작회사의 엔진공장은 '킹 살만' 조선산업 단지에 지어지며, 내년 9월 착공에 들어가 2022년 5월에 완공돼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로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함께 추진 중인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사업 등 석유화학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아람코의 한국 대표 사업파트너로 상호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