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시작과 끝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너나 할 것 없는 감정일 것이다. 2019년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오고 연말을 향해 달려간다. 시간은 이렇듯 시종(始終)이 없이 흘러간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공전하며 그 비슷한 되풀이를 하는 어느 한 시점을 기준 삼아 주기(週期)를 정하여 세월이라 이름 붙인다.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 아쉬움과 가느다란 후회의 감정이 항상 하는 것은 모두의 소회일 것이다. 열심히 잘 산 사람일지라도 한 해가 끝나가며 나이를 한 살 더한다는 것은 분명 세월 앞에 겸손하지 않을 수 없게 하리라. 누구나 그러하듯 필자도 젊다고 생각됐을 때는 거칠 것이 없었다. 사주 감명도 십 분을 넘기지 않아 적지 않게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도 아마 있었으리라. 그런데도 분에 넘칠 정도로 지지해 주고 팔자 풀이에 대한 조언을 황금률처럼 따라주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팔자 감명에 탁월한 재(才)가 있어서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십구 년이 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인연의 끈을 이어가는 분들이야말로 대단한 인품의 소유자들임을 새록새록 깨닫는 요즘이다. 필자가 결코 잘나서가 아님을 절절히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고마운 일이 또 어딨겠는가? 부끄러움과 고마움을 갚을 길이 없지만 올 한 해도 감사의 마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법회가 있기 전에는 법회를 위한 기도와 명상을 한다. 법회 참석을 하실 또는 다른 사정으로 인해 참석 못 함을 미리 알려주시는 신도님들을 위한 감사 기도를 올린다. 한해가 발생한 동안 보이게 안 보이게 알게 모르게 성원을 해주시는 지인들께도 독성기도를 올린다. 감사함이 사무쳐 온다. 이는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 세월 앞에도 겸손하고 솔직해지는 징표가 아닐까 싶다. 변함없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린다.